[기자수첩] 선무당 '주택거래신고제'

[기자수첩] 선무당 '주택거래신고제'

문성일 기자
2004.06.23 10:35

[기자수첩] 선무당 '주택거래신고제'

주택거래신고제도가 서민들만 어렵게 할 것이라는 누차의 지적과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4월 주택거래신고제 실시 이후 그동안 아파트값 상승의 진원지였던 중대형 평형은 가격이 되레 오르고 서민층 등 실수요자의 몫인 소형 평형은 약세를 거듭하는 등 평형에 따라 집값이 양극되고 있어서다.

부동산정보업체인 유니에셋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4월21일부터 2개월간 서울지역의 20평형 미만 소형아파트값은 0.73% 하락한 반면 50평형 이상 대형아파트는 2.6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가격상승의 핵인 강남구에서도 20평형 미만 아파트는 두달새 -2.00%의 내림세를, 50평형 이상은 4.19%의 오름세를 기록해 대조를 이뤘다.

건설교통부는 주택거래신고제를 도입하면서 시장의 원리를 간과했다. 우선 중대형의 경우 재건축에 대한 소형평형건립 의무비율로 희귀성과 투자가치가 커질 것이라는 점을 우선 몰랐다. 신고제 시행으로 거래가 거의 중단된 상황에서 대형 평형에 사는 사람들은 불요불급한 경우 아니면 집을 팔지않는 심리도 파악하지 않았다. 이쯤되면 주택거래신고제라는 선무당이 서민주택만 때려잡는 불만이 나올 법하다.

주택거래신고제의 핵심은 투명한 거래관행 정착과 과세 공평이다. 물론 이보다 더 큰 정부의 노림수는 투기억제와 가격안정를 빌미로 한 집값 끌어내리기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같은 주택거래신고제는 도입전부터 신고지역 지정범위나 실거래가 여부에 대한 조사의 정확성 등 여러가지 문제점을 드러냈다. 하지만 정부는 시행시기만을 고민했을 뿐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다수의 서민층에 자산 하락이라는 또다른 고통을 선사안기는 '휴유증'에 대해서는 좀 더 심도있는 고민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