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네티즌의 몫
한국의 선량한 젊은이,김선일씨가 참담하게 살해됐다. 그의 피살 과정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런데 정부가 그 장면이 담긴 동영상의 유포를 막은 것을 두고 한편에서 '알 권리' 논란을 벌이고 있다. 정보통신부가 동영상이 실린 사이트를 차단하고 관련 검색어를 금지단어로 지정토록 하는 등 통로를 틀어막고 나서면서 일부에서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
최근 한국노총은 '동영상 차단은 국민의 알 권리 침해'라는 내용의 성명서까지 발표했다. 동영상 유포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부가 나서서 막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는 주장이다. 노총은 정부가 동영상을 차단한 것은 동영상 유포시 파병반대의 의견이 확산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하지만 김씨가 살해되는 장면이 '알 권리'를 논하면서까지 봐야 할 만큼 이번 사건에서 핵심적인 사안은 아니다. 게다가 '알 권리'가 중요하다고 해도 국익이나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사안 또는 개인의 존엄성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면 정부가 제한할 근거는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노총 게시판에는 현재 비판의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정통부가 발빠르게 동영상 유포 차단에 나선 것은 좋았지만 구체적인 실행 과정에서는 허점이 많았다는 비판도 있다. 인터넷 상에서 이런 동영상들의 유통경로로 가장 많이 이용되는 P2P(개인간 정보공유)나 개인 통신수단(이메일, 메신저) 등은 방치한 채 관련 사이트만 차단한 것으로 유포 방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정통부의 `봉쇄작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는 이미 상당수준 동영상이 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네티즌들이 스스로 자정운동에 나서 동영상의 확산을 막은 것은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아무리 만능정부라 해도 무한히 열린 가상공간의 정보를 완전히 통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그래서도 안된다. 그것은 결국 네티즌의 몫이라는 걸 이번 동영상 사건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