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4100억 특별보너스의 '진실'
한미은행 노조가 사용자측에 4100억원 상당의 36개월치 특별보너스와 별도의 보로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는 내용이 파업 사흘째인 지난 28일 본지 보도로 알려지자 금융노조는 공식적으로 이를 요구한 적이 없다며 펄쩍 뛰었다. 언론 브리핑을 담당하는 금융노조 간부는 "일부 언론에서 왜곡보도를 일삼고 있다"며 "노조파업의 본질을 왜곡하는 거짓보도를 중단하라"고 까지 촉구했다. 이후 노조는 수차례에 걸쳐 다른 언론들을 통해서도 이 내용이 보도되고 '도덕적 해이' 논란이 일자 사측이 의도적으로 흘렸다고 까지 주장했다.
이런 와중에 그동안 언론에 자주 모습을 비치지 않았던 하영구 행장이 1일 오후 기자실을 방문했다. 하 행장은 이 자리에서 36개월치 보너스 지급과 관련, 노조가 협상과정에서 서면으로 정식 이를 요구했었다는 사실을 확인해줬다. 하행장은 노조측의 주장만 언론브리핑을 통해 여과되지 않고 보도되는 것을 더 이상 보고 있을 수 없다고도 했다.
하 행장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노조는 사측에 요구한 협상안의 다른 내용들이 무엇이든지 간에 적어도 '36개월치 특별보너스'에 대해서는 언론을 상대로, 또 언론을 접하는 국민들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것이 분명하다.
노동운동의 생명은 투명성과 도덕성이다. 하지만 한미은행 파업에서 노조가 보여준 행동은 자신들에게 불리하다고 판단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사실을 은폐하고 오히려 언론을 공격하는 이중적인 모습이었다.
노조가 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해 투쟁을 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요구사항들이 협상에 불리한 내용을 담고 있고, 또 여론에 부정적으로 비친다 하더라도 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해 꼭 필요한 사안이라면 정정 당당하게 요구하는 게 도리다. 그리고 이에 대해 사회적으로 비난여론이 형성되더라도 기꺼이 감수하는 게 바른 노조의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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