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주5일제, 산경험 여행기회

[기고] 주5일제, 산경험 여행기회

공은주 글로벌네트워크 대표
2004.07.14 12:36

[기고] 주5일제, 산경험 여행기회

주 5일 근무제 도입이후 레저 소비가 늘어나고 레저 산업의 성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여행, 외식업, 쇼핑업 등에 대한 심리적 기대치가 높은 분위기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에서 주 5일제 이후 얄팍해진 국민의 지갑을 겨냥한 초저가 여행상품이 쏟아져 나온다고해서 그것이 전반적인 여행업의 매출확대로 연결될 수 있을까?

'서비스(service)' 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봉사하다' 또는 '편익을 제공하다' 이다. 이미 일상 생활에서 편익을 제공하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 보다 '서비스' 라는 단어는 의미전달이 더 수월해서인지 일상어가 돼버린지 오래다.

흔히 '서비스' 를 누가 누구에게 무엇인가를 해 주는 인적서비스의 차원에서만 이해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것도 무상으로 또는 어떤 구매품에 대한 보너스 상품 정도로 인식한다.

서비스에 대한 개념이 명확하지 못해서일까. 우리 주변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도 서비스를 받는 것에도 익숙하지 못하다. 당연히 서비스에 대한 대가, 즉 서비스 차-지 (Service Charge)를 지불하는 것 자체에 낯선 게 우리의 현실이다.

서비스에는 인적 서비스와 물적 서비스가 있다. 음식점에서 어떤 음식을 사 먹을 때 음식과 그 음식점의 시설, 공간 등의 물적 서비스와 음식 재료구매부터 조리, 서빙에 이르는 인적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이다.

레저와 여행상품의 구매 역시 마찬가지이다. 만약 구매자가 4박 5일 동남아 패키지 상품을 구매할 경우 구매자는 해당 패키지 상품의 모든 물적 서비스 즉, 왕복 항공, 현지에서의 숙식, 교통편, 관광 등 모든 물적 서비스와 상품의 기획, 여행객의 여행을 위한 제반 수속, 예약 및 상담 등 여러 가지 인적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이다.

여행업의 수입은 서비스 차지(Service Charge) 에 있다. 고객과 여행에 관련된 모든 물적, 인적 서비스를 연결해 주는 알선수익이 바로 수익의 원천인 셈이다.

대기업이든 구멍가게든 경제활동을 하는 모든 사업주체는 수익을 올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자신의 생산품의 가격 결정시 자신의 수익 몇 퍼센트를 더해서 시장에 내놓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다. 그런데 여행상품에 대해 거의 대부분의 판매자와 구매자는 다른 모든 산업에 적용되는 이러한 기본 구조를 무시해버린다.

예를 들어보자. 인천 ㆍ방콕 왕복 항공요금이 44만원 (대한항공 단체기준, 6월 30일까지 적용) 이고, 호텔요금이 약 9만원 (2인 1실 사용 시 1인기준, 광고에 표기된1급 호텔 기준) 거기에 인천 공항세, 전쟁보험료 및 관광진흥기금이 약 3만 7천원, 방콕 공항세가 약 1만 5천원, 식사비, 관광지 입장료 (태국은 관광지 입장료가 물가에 비하여 엄청 비싼 편임), 버스비등 등 대략 원가만 따져봐도 약 70만원이 넘게 나온다. 여행사의 알선수익은 물론 제외하고도 말이다.

신문광고 어디를 봐도 방콕ㆍ파타야 3박 5일 여행 상품이 70만원은 고사하고 50만원 넘는 상품은 보이지를 않고 심지어는 30만원대의 상품으로 도배되어 있으니 도대체 여행업의 수익구조는 요지경 속이다.

누구나 여행을 계획할 때에는 오래도록 여운을 남기는 좋은 추억을 남기는 여행을 기대할 것이다. 여기 저기 비교해서 항공요금에도 못 미치는 30만원짜리 가장 싼 여행상품을 구매하고, 여행지에서 각종 필수 선택관광에 바가지 쇼핑을 통해 원래 여행경비보다 결과적으로는 훨씬 많은 돈을 써야 할 뿐 아니라 소중한 추억을 남겨야 할 여행에서 다시는 생각하기도 싫은 기억만을 가지고 돌아왔다고 하소연하는 여행자는 이제 그만 생겨나야 하지 않을까?

여행업에 종사한지 어언 16년이다. 남편이 태국항공 관련 일을 하는 관계로 비교적 저렴하게 항공권을 확보할 수 있어 1년이면 두차례 정도 아이들을 데리고 태국여행을 하곤 한다. 유모차에 태우고 방콕 시내를 휘젖고 다니기 시작해서 지금은 어느덧 자기 가방은 스스로 챙길 수 있는 나이가 된 아이들과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발품 팔아가며 '맛있는 집'을 찾아다녔다.

2년전 태국에서의 일이다. 큰 아이가 태국은 지저분하고 어쩌고 하면서 서울처럼 전자오락을 실컷하지 못하고 더운 날씨에 힘들게 방콕 시내를 걷는다고 불평을 늘어놓았다.

그때 아이에게 지금부터 우리가 걷고 있는 이 길에서 쓰레기를 몇개나 발견할 수 있는지 찾아보라고 했다. 10여분 동안 눈을 씻고 찾아봐도 서울시내 거리처럼 담배꽁초나 버스 정류장에 놓여진 먹다만 음료수통등을 발견할 수 없었다. 아이는 한참만에야 담배 꽁초 하나를 의기양양(?) 하게 제시했다.

아이에게 말했다.

"경제적으로 우리보다 열등한 나라라고 해서 선입견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태국 국민이 우리보다 비록 덜 배우고 못살아도 시민의식이나 문화의식이 뛰어난 자신의 문화와 나라에 대해 자긍심이 높단다."

아이는 잠시 깊이 생각하는 눈치를 보이더니 이내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불평하지 않고 잘 따라주었다.

'가장 싼 가격에 가장 많은 지역을 갔다 왔다'라는 스탬프를 아이들 여권에 찍어주는 것이 아닌, 아이나 어른이나 조금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몸으로 부딪쳐 산 경험을 얻는 '기회의 장'으로 레저를 활용해 보는 것이 어떨까?

또 토요일 하루가 온전히 온 가족의 명실상부한 휴일로 자리잡아 여행 등 서비스업계가 소망하는 매출도 크게 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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