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생보산업의 '투머로우'

[기고]생보산업의 '투머로우'

주창돈 삼성생명 상무
2004.07.20 09:44

[기고]생보산업의 '투머로우'

최근 국내에서 상영된 헐리우드 영화 `투모로우'를 본 적이 있다. 세계 각국에서 쏟아 낸 각종 공해가 지구를 뒤엎어 온실효과를 유발하면서 산만한 남극의 빙산이 갈라지기 시작한다. 무너져 내린 빙산은 바다로 흘러 들어 해류의 흐름을 방해하면서 전 세계에 끔찍한 기상이변을 가져 온다. 인도 뉴델리에는 때 아닌 폭설이 쏟아지고, 일본 동경에는 주먹만한 우박이 떨어진다. 뉴욕의 맨하탄이 수십 층 높이의 해일로 물에 잠겨 버리고, LA 도심은 거대한 토네이도로 초토화된다. 가슴까지 물에 잠긴 자유의 여신상이 초라하게 자유의 횃불을 들고 있는 장면은 충격적이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기상학자 홀 교수는 여러 차례 기상이변을 예고했다. 그는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아 해류 흐름을 바꿀 것이며 결국 빙하기가 몰아 닥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러나 미국의 부통령은 "한참 뒤에 걱정해야 할 일"이라고 이를 일축해 버린다.

최근 우리 경제의 현황과 장래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부에서는 위기라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구조조정 과정에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국내 경기는 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내년 경기는 점차 불투명해 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일본식장기불황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이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가함에 따라 생보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의 변화가 심상치않다.

 

우리나라 생보시장은 지난 해 세대 가입율이 90%에 육박하면서 사실상 포화상태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가운데 경기 부진으로 신계약이 크게 감소하고 있고, 생계형 실효ㆍ해약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자산운용 측면에서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보험부채의 보장금리가 자산운용 금리보다 높은 역마진 문제로 매우 고전하고 있다.

아울러 농협, 우체국 등 유사보험과 외자계 보험사들의급성장으로 외부경쟁이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작년 9월 실시된 방카슈랑스를 계기로 은행 등 타 금융권의 보험시장 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내년 4월부터는 방카슈랑스를 통한 보장성 보험 판매가 전면 허용된다. 이렇게 되면 기존 생명보험사는 안방을 은행 등에게 완전히 내어 주고 말 것이다.

 

이러한 경영여건 악화로 국내 생보사들은 2차 구조조정이 거론될 정도로 심각한 위기상황에 봉착해 있다. 일각에서는 향후 2~3년 이내IMF 이상의 보험사 위기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생보산업에 대한 위기의식은 업계 종사자들과 일부 언론에만 한정된 채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생보산업의 위기를 생각할 때 마다, 영화 투모로우에서 홀 교수가 기상이변을 예고하며 외로이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부탁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IMF 위기는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사건이 아니다. 카드사태도 마찬가지다. 경제위기는 발생하기 전 여러 차례 그 징조를 내 비치게 되어 있다. 위기가 새로운 발전의 계기가 되느냐 아니면 파국으로 가느냐는 결국 선택의 몫이다. 생보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계약자 보호'와 `생보업의 발전'을 위해 더욱 분발해야 할 사명감을 느낀다. 생보업계 전체도 위기 돌파를 위한 각고의 노력을 경주할 때이다. 이와 함께 정책ㆍ감독당국이 업계의 위기의식에 대해 `눈높이'를 맞추는 인식 전환이 매우 절실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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