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사고 싶은 주식은 많은데.."
시간이 갈수록 반등력이 약해지고 있다. 외국인 외에 뚜렷한 매수세가 없는데다 외국인의 '사자'도 적극적이지 않아 오르는 힘은 약할 수밖에 없다. 지금 장세는 확 오르지도, 확 빠지지도 않고 조금씩 흘러내리듯 꾸물꾸물 내려가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을 가장 많이 지치게하는 장. 증시 전문가들은 이런 장세에서는 인내심이 강한 사람이 이기기 마련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시장 전체적인 여건상에서는 좋은 것이 없다. 고유가, 테러 위협, 내수 부진, 실적 모멘텀 둔화 등. 그러나 개별 종목별로 접근하면 좋은 주식이 너무 많다. 전날 종가(2일) 기준으로 대우증권이 추정한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이 5.5배에 불과하다. 포스코는 3.9배로 더 낮다. 현대차 5.6배, LG전자 5.1배, SK 5.1배. 대형주 중에서도 PER로 보면 싼 주식이 널려 있다.
그럼에도 선뜻 손이 나가지 않는 이유는 지수 자체의 리스크 때문이다. 방향성이 아래로 꺾인 상태에서 밸류에이션만으로는 올라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상태에서는 6자를 보느냐(600대로 하락하느냐) 700을 지키느냐가 사실 별 의미가 없다. 밸류에이션상으로는 지금이나 600대나 싼 거는 마찬가지다. 차이라면 싸게 사느냐, 더 싸게 사느냐의 문제일 뿐 6개월 이상 장기간을 두고 보면 주식을 매수해 돈 버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펀드매니저들은 지적한다.
최권욱 코스모투자자문 대표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보고 자금을 보수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면서도 "지수가 플러스 날 땐 관망하지만 마이너스 날 때는 보유하고 있는 자금이 좀 있어 조금씩 사고 있다"고 말했다. 보유 현금으로 분할매수하고 있는 셈.
최 대표는 "현재의 극단적인 주식 혐오증이 오히려 상당히 큰 장을 예고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본다"며 "운용사 자금은 단기 수익률을 따져야 하는 경우가 많아 조심스럽지만 개인 입장에서 투자한다면 지금이 매수 적기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락 리스크와 시간 리스크(기간 조정)가 존재해 감성적으로는 매수가 두렵지만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분명히 지금이 매수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한 투신사 펀드매니저는 "여기서 6자를 볼수도, 8자를 볼수도(800대로 반등) 있지만 중요한 것은 당분간 왔다 갔다 하면서 장이 상당히 지루하게 움직일 것이란 점"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개인적으로 자금이 있어 투자할 수 있다면 우량주를 사서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바닥 타이밍의 경쟁이 아니라 시간의 싸움이라는 것.
또 다른 투신사의 주식운용팀장 역시 "조정이 끝났다고 보지 않고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올해말을 바라보면 지금 사고 싶은 종목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거래소 우량주도 매력적이지만 코스닥시장에서도 가치가 무시되면서 투매되는 종목들이 많아 잘 고르면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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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에이션만으로 주가가 오를 수는 없다. 모멘텀이 있어야 한다. 거래소 시총 상위 종목 가운데 PER이 12배로 가장 높은 SK가 약세장 속에서도 유독 상승세를 타는 것은 현재 기준에서 밸류에이션이 싸서가 아니다. 미래에 더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 실적 모멘텀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방향성과 모멘텀이 중요하긴 하지만 결국 주가란 것은 밸류(가치)로 수렴된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방향성이나 모멘텀이 언제 바뀔지 예측할 수 없다면 가치에 주목하라는 권고다. 물론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PER이 아무리 낮다고 해도 향후 실적이 크게 꺾이면 그 주식을 싸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기업의 내용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어느 정도 내재가치는 판단할 수 있다. 700 방어 여부가 중요한게 아니라 인내가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