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동산시장 회복방안

[기고] 부동산시장 회복방안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2004.08.06 12:05

[기고] 부동산시장 회복방안

최근 여당 정책위 의장이 경제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무엇이 정책 혼선이고 어떻게 불안한지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는 주문을 했다고 한다. 부동산 연구자로서 이 질문에 답한다면, 정부의 부동산 정책 같은 것이 다른 부문에서도 시도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준다고 하겠다.

이제껏 부동산 정책은 문제의 원인을 특정 계층에게 돌리고 이들을 사회적으로 매도함으로써 책임을 회피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집값 급등의 책임을 소수 투기자에게 묻고 이들의 발목에 족쇄를 채우는 것으로 사태를 미봉해 온 것이다.

최근의 집값 급등은 수급불균형, 저금리, 부동자금 과잉, 그리고 공교육 붕괴와 같은 사회적 요인들이 복합된 현상이다. 소수 투기자에게 주택가격 급등의 책임을 물을 수가 없다. 그러나 정부는 다주택 보유자들의 강남지역 투기만 잡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호도했다. 근원적인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냄비 여론에 속죄양을 던져주는 행태를 보여 온 것이다.

부동산 세제를 개편할 때는 보완조치가 필수다. 보유세를 높이면 거래세를 낮추고, 과표를 높이면 세율을 조정해야 하는 것이 순리다. 하지만 정부는 보완조치 없이 취득세, 보유세, 양도소득세를 한꺼번에 몇 배씩 올렸다. 당장 부동산 값을 잡는 것이 지상 과제일 뿐 장단기적인 경제 효과에 대해서는 눈을 감은 것이다.

내년부터는 주택 등 건물까지 합산, 누진과세하는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하고 실거래가 신고 의무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실거래가 신고가 의무화하면 투기자는 물론이고 실수요자들도 거래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이미 시행했다가 부작용으로 인해 용도 폐기한 것을 새로운 것인 양 다시 꺼내 쓰고 있는 것도 문제다. 공개념 제도가 대표적이다. 문민정부 때 등장했다가 위헌판결로 폐지된 것이 주택공개념으로 간판만 바꿔달고 나타나 시장을 황폐화시키고 있다. 또 분양가 규제로는 기존주택 가격을 내릴 수 없음을 확인, 재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분양가 규제 카드를 부활했다.

정부가 무지와 무식을 방패로 삼아 부동산 시장을 유린하는 모습은 유리 가게를 휩쓸고 다니는 성난 황소를 연상시킨다. 드디어 지난 2~3년간 쏟아낸 각종 대책들이 ‘수업료’ 지불을 요구하고 나섰다.

미분양 주택이 1개월 새에 11% 증가해 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서는 거래 건수가 지정 전에 비해 70%이상 급감했다. 주택건설업체들의 부도와 종사자들의 실업문제가 뒤따르고 있다.

정부는 늦기 전에 잘 못된 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 우선 ‘집 부자’만을 타깃으로 한 종합부동산세 도입은 전면 중단해야 한다. 재산세 인상만으로도 바라는 효과는 충분히 달성했다. 10.29대책으로 중과된 세 부담도 이전으로 되돌릴 필요가 있다. 특히 정부를 대신해 임대주택 공급자 역할을 맡고 있는 다주택 보유자들에게 더 이상의 불이익을 줘서는 안 된다.

주택문제는 머리띠를 두르고 구호를 외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시장의 기능을 존중하고 관련 기업과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유재산제에 바탕을 둔 시장경제라는 헌법적 선택을 믿는다면 하루빨리 시장기능을 회복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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