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800초가 랠리의 한계라고?"

[오늘의 포인트]"800초가 랠리의 한계라고?"

권성희 기자
2004.08.25 11:58

[오늘의 포인트]"800초가 랠리의 한계라고?"

개인 순매수는 줄고 외국인 순매수도 별로 늘지 않고 있음에도 프로그램 매도세가 정체되면서 종합주가지수가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25일 오전 11시32분 현재 종합지수는 4.72포인트 오른 797.06을 지나고 있다. 790을 다지고 800까지 타진할 기세다.

유가 하락이라는 선물이 있긴 했지만 미국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하는 등 상승 탄력이 붙고 있지 않음에도 국내 증시는 견조하다. 이날도 아시아 증시에서 홍콩 항셍지수 및 H지수와 비슷한 상승폭을 보이며 선전하고 있다. 증시를 이끌어 올리는 업종은 건설, 유통, 증권 등 내수 관련주들이다. 지난주 중반부터 시작된 IT주 랠리는 한풀 꺾이는 모습이지만 신세계, 태평양, 대림산업, 삼성증권 등 내수주가 다시 강세를 띠고 있다.

증시는 3일째 겨우겨우 강세를 이끌어오고 있다. 간신히 만든 강보합세를 3일째 유지해오면서 지수는 어느세 790을 훌쩍 넘어 800에 근접하고 있다. 그럼에도 증시 전문가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상승 동인이 뚜렷치 않기 때문이다. 시장의 추가 상승은 결국 IT주(기술주)에 달려 있는데 IT주의 견조한 상승을 아직은 확신할 수 없다는 반응들이다.

이영원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이 올라와 불안해 보인다"며 "외국인 매수도 지난주말부터 정체되고 있고 그간 상승에 대한 부담도 느껴져 800을 잠깐 넘는 수준에서 이번 랠리가 마무리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결국은 IT가 관건인데 주가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모멘텀은 부정적"이라며 "D램 가격 반등이 기술적인 것처럼 IT주 랠리도 단기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펀드매니저들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김영민 동원증권 펀드매니저는 "IT주에서 반등 시도가 있었지만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이고 밸류에이션이 회복되고 있다는 사실도 아직은 확인이 되지 않았다"며 "800 초반 수준이 이 랠리의 한계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펀드매니저는 "문제는 프로그램인데 프로그램 매수 여력이 아직 남아 있어 종합지수가 좀더 오를 수는 있지만 그 다음에 모멘텀이 없다"며 "본격적인 랠리로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유가가 하향 안정되면 상승 모멘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으나 유가가 최근 약세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지수는 오히려 지지부진하다"고 덧붙였다.

조민건 교보투신 주식운용팀장은 "소재주에서 시작된 순환매가 내수주, 은행주, IT주로 돌아가며 한 사이클이 끝났다"며 "추가 상승의 열쇠는 IT주에 있는데 악재는 반영됐지만 IT산업이 바닥을 쳤다는 공감대는 없어 현 수준에서 지수의 상승 여력도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올들어서 주식 펀드매니저들은 괴롭다. 지난해에는 기준지수 대비 평균 7~8%가량의 초과 수익을 기록하는 등 성적이 좋았지만 올해는 장을 따라가기도 힘들다는 반응들이다. 증시가 시장의 공감대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

증시가 경기 민감주 중심으로 더 오를 것이라고 생각했던 4월 중순에 갑작스런 폭락이 있었고 이후 약세장에 적응하며 포트폴리오를 방어적으로 바꾸며 600대로의 하락을 기다리고 있었더니 갑작스런 랠리가 나타났다. 랠리 주도주도 방어주가 아니라 자동차, 은행, 내수 등 경기 민감주였다.

강신우 PCA투신운용 자산운용본부장은 "국내 기관 투자가들도 시장에 접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 펀드들은 기본이 밸류에이션이고 부수적으로 경기 모멘텀을 참조한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4월 중순 이후 한달간 2조원 이상 순매도했을 뿐 그 이후에는 꾸준히 한국 주식을 매수해왔다. 밸류에이션 외에는 이러한 외국인들의 매수 우위를 설명할 길이 없다. 강 본부장은 "외국인들은 종합지수 700을 밸류에이션상 과거의 500이나 마찬가지라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본격적인 랠리가 벌써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경기 사이클이 단축되고 경기 변동에 대한 경기 주체들의 대처도 빨라졌기 때문이다. 외국인 매수도 주춤해진 가운데 프로그램 매수가 시장을 이끌어가는 불안한 양상이지만 수출 둔화 악재는 반영된 반면 내수에서 예상 이상의 호조가 나타난다면 증시가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는 해석들이다.

아직 확인해야할 요인들은 많지만 올들어 증시가 투자자들의 컨센서스와 얼마나 다르게 움직였는지를 감안한다면 시장은 이미 바닥을 치고 상승세를 시작했다는 소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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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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