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경기선 안착의 조건들
"국내증시는 한국은행의 예상치 못한 콜금리 인하와 정부의 재정확대 및 건설경기의 연착륙 시도를 통해 적극적인 내수부양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주가지수 저점이 확인됐다는 판단이다. 내수경기가 정부의 강한 경기부양 의지로 최악의 국면에서 탈피해 점진적 회복세를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태욱 대신증권 연구원)
9월의 첫 거래일인 1일 증시는 이같은 기대가 확실하게 나타난 하루였다. 자칫하면 800선 아래로 밀릴 수도 있었으나 종합지수는 장 마지막까지 페이스를 잃지 않았다. 외국인의 선물매수를 바탕으로 베이시스가 평균 0.09포인트로 호전됐고 만기를 앞둔 프로그램 매수가 시동을 걸었다. 코스닥도 크게(10.08포인트, 2.83%) 올랐다. 코스닥은 거래소와 비교할 때 '내수시장'이라고 볼 수 있어 역시 위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내일 미국 증시만 크게 내리지 않는다면 820선을 넘어서는 상승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이다. 외국인이 이틀째 매도에 나섰지만, 규모가 350억원 정도에 불과해 팔았다고 할 수 없고 선물시장에서는 6000계약 이상 매수에 나섰다. 다만 IT주식을 팔고 있다는 점은 조금 우려된다. 외국인은 이날삼성SDI를 197억원 팔아치우며 주가를 약보합으로 끌어내렸다. GS(-81억)와하이닉스(-50억),삼성전자(-38억) 등도 순매도 상위 리스트에 올라 있다.
수급상 양 축인 외국인 매수와 프로그램 매수가 내일 어떻게 나타날지 관건이다. 외국인이 현물 팔자를 지속할 수 있고, 프로그램의 경우 오늘처럼 외국인 선물 매수에 의한 베이시스 호전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상승할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강할 줄은 몰랐다.어제에 이어 오늘도 개인매도와 외국인 매수가 한판 했는데 어제가 외국인의 '판정승'이었다면 오늘은 외인의 'KO승'이었다. 하지만 외국인의 선물 누적 순매수 규모가 1만4000계약에 달하고 있어 단기매수는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내일 개인이 순매수에 나설 차례인데 현재 베이시스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 (심상범 대우증권 과장)
수급은 그렇다 치고, 펀더멘털을 한번 보자.
"여기서 탄력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펀더멘털을 가지고 있느냐가 문제다. 지금 시장에 나오고 있는 긍정적인 뉴스(정부의 내수부양 등)은 시장에 많이 반영됐다. 오늘 특소세 인하 이야기가 나오면서 내수주와 코스닥 주가 많이 올랐는데 조금 과도해 보인다. 850까지는 오를 것으로 보고 있지만 미 경제지표 등을 확인하는 일이 우선이다. 이번주말 발표되는 미 8월 고용보고서가 중요하다. 컨퍼런스 보드가 발표한 미 8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에 비해 7.5pt 하락했는데 이는 현재와 미래 고용여건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가 크게 악화됐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지난 6월부터 시작된 고용 부진이 소비자들의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본격적으로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ISM 지수에도 관심을 두고 있어야 한다. "(홍춘욱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
경기선 안착의 전제조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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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지수는 13.79포인트 오른 817.36으로 장을 마쳤다. 200일선인 816을 상향돌파해 눈길이 간다. (805에 걸쳐 있는 120일선과 820 근처에 있는 200일선 중 200일선을 경기선으로 정의하기로 한다. 120일선은 '중기대세유지선'이며 200일선이 진정한 경기선이라는 삼성증권의 의견에 따른 것이다.)
정부가 특소세 폐지를 발표하며 내수부양에 적극 나섰다는 판단에 은행 섬유의복 통신 금융 유통 등 내수주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국내 경제지표는 어떤가. 이날 발표된 수출은 6개월만에 200억 달러를 하회했다. 수출증가율도 9개월만에 20%대를 기록해 수출 둔화에 대한 우려를 확인시켜줬다. 소비자물가는 상승세다.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에 비해 4.8% 뛰면서 2개월 연속 상승률이 4%대를 넘어섰다.
외국인과 프로그램이라는 수급에 의지해 800선을 넘어섰지만 820, 구체적으로 경기선인 200일선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무엇이 필요하다. 현재 그 구원투수로 내수주가 가장 유력한 상황이다.
신동준 BIBR 인랩스 이사는 "오늘 내수 관련주, 특히 백화점 홈쇼핑주가 강세를 보였다"며 "그러나 내수주가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기 때문에 추가적 지수 상승에는 어느정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구나 "최근 3개월간 백화점,할인점,사이버쇼핑몰의 매출액 증가가 전년 동월에 비해 꾸준하게 조금씩 오르고 있어 내수회복을 기대할 수는 있지만 올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계절용품 수요가 늘었던 점을 감안하면 안심하기 이르다"며 "내수소비와 밀접한 국내 승용차의 판매대수를 봐도, 7-8월 계절적 성수기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8월 무역수지가 3개월 연속 하락하며 수출 모멘텀이 사라지고 있어 추가적 상승을 위해서는 확실한 내수회복 신호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