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한전의 쿠테타'에 동참

[내일의 전략]'한전의 쿠테타'에 동참

홍찬선 기자
2004.09.06 16:59

[내일의 전략]'한전의 쿠테타'에 동참

이 세상에는 믿을 수 없는 게 수없이 많다. 봄바람 부는 방향과 여자의 마음, 가을 날씨와 주가 등이 믿기 어려운 것들의 대표적인 예다. 구름 한점 없이 맑고 푸르른 가을하늘도 태풍이 몰려오면 순식간에 먹구름을 머금은 험악한 하늘로 바뀔 때가 있다.

줄곧 오를 것 같던 주가가 맥없이 떨어지거나, 떨어질 이유가 많은데도 많은 사람들을 비웃고 오를 때도 적지 않다.

6일 증시는 조정받을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상승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주말보다 3.52포인트(0.43%) 오른 824.21에 마감됐다. 코스닥종합지수도 0.63포인트(0.17%) 상승한 368.16에 거래를 마쳤다. 비록 상승폭은 크지 않았지만 종합주가 장중저점(817.18)이 5일 이동평균(817.93)을 약간 밑돈 뒤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최근 반등 장세에서 종합주가가 5일 이동평균을 종가로 깨지 않고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로또복권과 주식투자, 그리고 자살의 추억

주가는 올랐으나…, 오를수록 하락반전에 대한 부담도 커져

위치에너지는 높이 올라갈수록 커진다. 경기도 가평에 있는 ‘청평 양수발전소’는 밤새 남는 전기로 물을 산꼭대기로 뿜어 올려 위치에너지를 높게 한 뒤 낮에 전기 사용량이 많을 때 아래로 떨어뜨려 전기를 만들어낸다.

주가도 위로 올라갈수록 위치에너지가 커져 밑으로 떨어지려는 힘이 강해진다. 반면 하락하면 가벼워져 손만 대면 톡하고 터질 정도로 빠르게 상승한다. 종합주가가 713에서 800까지 오를 때가 그랬다. 하지만 800을 넘어 820위로 올라선 뒤부터는 위치에너지를 느끼고 있다.

이날 외국인이 거래소에서 2755억원어치를 사고 4270억원어치를 팔아 1515억원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 6월10일 5525억원 순매도 이후 하루 순매도로는 가장 많은 규모. 외국인이 평소에 팔던 만큼 매도했지만 매수가 급감함으로써 순매도 규모가 커졌다. 외국인이 순매도한 종목도 삼성전자 국민은행 삼성물산 대우종합기계 등에 집중됐다.

박종규 메리츠투자자문 사장은 “프로그램 매수에 힘입은 수급개선으로 주가가 상승했지만 펀더멘털이 나아지지 않고 있어 추가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수 리앤킴투자자문 사장도 “종합주가가 820을 넘어서면서 싸다는 잇점은 상당부분 없어졌다”며 “종합주가는 프로그램 매수로 좀더 오를 수 있을지라도 780선까지는 조정을 거치는 단계가 있을 것”이라도 전망했다.농촌총각과 타워팰리스

한전주의 쿠테타?

요즘 증시의 관심은 한국전력에 쏠려 있다. 한전은 이날 전주말보다 250원(1.15%) 오른 2만1900원에 마감됐다. 5일 동안 1900원(9.5%) 상승하며 지난 3월8일(2만2000원) 이후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의 주가 상승은 외국인 매수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 4일 동안 130만주 가량 순매수했다. 2만원 위로 올라서면 주가상승 탄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하락세로 돌아섰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2만원을 돌파한 뒤 상승 탄력이 강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지영걸 신영투신운용 이사는 한전의 강세를 ‘주도주 교체’로 해석한다. “국고채 수익률이 연3.63%(3년물), 회사채 수익률이 4.17%(3년 AA등급)로 급락하면서 시가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으로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무거운 주식의 대명사로 통하던 한전이 가볍게 상승하고 있다”는 것. 한전은 지난 3월 주당 1050원의 배당을 해 시가배당률이 4.82%에 달했다.

지 이사는 “시가배당률이 투자기준으로 떠오르면서KTKT&GPOSCO등이 함께 강세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가배당률은 KT 4.47%(2000원), KT&G 7.32%(1600원), POSCO 3.8%(6000원) 등이었다.

‘수출주 vs 내수주’→‘IT vs 비IT’

한전주의 쿠테타와 함께 변화되고 있는 흐름은 수출주 대 내수주의 구도가 IT 대 비IT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철강와 유화 등 소재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내수주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IT관련 주식은 ‘인텔 쇼크’ 등으로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날태평양롯데칠성 금호석유화학 KT&G 등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반면삼성전자LG필립스LCD삼성SDI등은 하락했다.

박종규 사장은 “요즘 증시는 IT주 약세, 비IT주 강세 양상을 띄고 있다”며 “외국인도 IT 주식을 팔고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소재 및 내수주를 중심으로 한 비IT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지적했다.블루칩에서 슈퍼칩으로 세대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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