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뛰어들기 승차는 위험하다"
‘외국인에게 당했다.’
종합주가가 장중 저점에 비해 20포인트나 오른 10일 투자자들은 멍하고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외국인이 오전 11시까지만 해도 선물을 3200계약 넘게 순매도했고, 현물에서도 순매수 규모가 그다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부터 선물을 대규모로 사들여 마감 기준으로 1361계약 순매수했다. 현물에서도 1073억원 순매수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4.46포인트(1.76%) 오른 836.34에 마감됐다. 이는 지난 5월7일 838.74 이후 4개월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6월8일 장중에 820.87까지 올랐다가 하락했던 것처럼 820대는 그동안 엄청난 저항선이었다. 830선에 가볍게 오른 만큼 주가는 추가로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많다.
‘그림의 떡’에 불과한 주가 상승..850~860선까지는 추가 상승 기대
이날 국내 기관과 개인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야 했다. 그동안 주식을 내다 팔아 주가 상승의 이익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한 투자자자문 사장은 “개인들이 주식을 많이 샀거나 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많이 들어와 있어 주식보유 비중이 높았다면 주가상승의 혜택을 봤을 것이나 그동안 주식관련 펀드에 자금이 들어오기보다 빠져나가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사장은 “노키아효과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검토(설), 노동부의 주식매입 등의 호재가 이어지며 주가가 상승했다”며 “종합주가 700이 무너지면 사겠다던 기관이 이번에는 800 아래로 떨어지면 사겠다고 기다렸다가 다시 오르자 조급해 하고 있어 주가는 더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도 “내수주로 시작됐던 주가상승이 IT주로 연결되는 흐름”이라며 “종합주가 820선에서 조정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으나 상황이 변해 더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누가 지수를 끌어올리지?
주가가 상승했지만 증권회사도 그림의 떡만 쳐다보기는 마찬가지다. 이날 거래대금이 2조3713억원으로 늘어났지만 외국인 매매비중이 20%(매도)~24%(매수)에 이르렀다. 국내 증권사에 떨어지는 수수료 수입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얘기다.
주가 상승에도 국내 투자자와 증권사가 소외되는 현상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증권사 사장은 “외국인의 소유비중이 45%에 육박하고 거래비중도 25%에 달하고 있다”며 “거래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고 있어 수수료 수입은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 순매수, 순매도 종목도 분석해 봐야
독자들의 PICK!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를 3만2000주(142억원) 순매도했다. ‘노키아효과’로 반도체 주가가 급등했지만 외국인은 삼성전자의 앞날을 그다지 밝게 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국민은행(80억원) 신한지주(57억원) 하나은행(55억원) 등 은행주도 매도 우위였다. POSCO(310억원) LG전자(211억원) 삼성SDI(173억원) 현대차(161억원) 등이 순매수 상위 1~4위 종목이었지만,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외국인이 이날 1000억원 넘게 순매수했지만, 한국 증시가 대세상승세로 돌아섰다는 판단에 따라 대표주를 공격적으로 산 것이 아니라, 그동안 많이 오른 종목은 팔고 오르지 못했던 종목과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 중심으로 선별 매수에 나선 셈이다.
흥분하지 말고 차분하게...
문이 닫히기 시작하는 지하철에 성급하게 뛰어들어 타는 것은 위험하다. 문이 다 닫혀 부딪칠 가능성이 높은데다 요행히 탈 수 있게 된 경우에도 팔이나 뒷다리, 또는 가방 등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막차라서 그것을 놓치면 거시기하다면 모를까, 2~10분 안에 뒤 열차가 오는 데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탈 필요가 없다.
주식투자도 이와 비슷하다. 주가가 빨리 오른다고 해서, 이것 저것 따져보지 않고 사다가는 물릴 위험이 적지 않다. 이번에 주식을 사지 못하면 돈 벌 기회가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지만, 주식시장은 다음주 월요일에도 열리고 내년에도 열린다. 이번에 못 샀으면 쉬었다가 그 때 사면 된다. 굳이 서둘러 살 이유는 없다.
임송학 교보증권 이사는 “시장은 가끔, 특히 금요일 오후에 예상외로 흥분하는 경향이 있다”며 “종합주가가 850~860선까지 더 오를 수는 있겠지만 그 위로 상승하는데는 많은 한계가 있는 만큼 흥분하지 말고 차분하게 증시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낙관론에는 △내수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IT경기가 조기에 회복될 것이라는 것이 전제로 깔려 있으나 아직 긍정적으로 해석할 만한 조짐은 나타나지 않다고 밝혔다.
장인환 사장도 “일본의 2/4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와 일본 증시가 3일째 하락했다”며 “일본 경제가 좋지 않으면 한국 수출에도 영향이 있는 만큼 한국만 상승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삼성전자는 계륵(鷄肋)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