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이번엔 기관을 따라 하라

[내일의 전략]이번엔 기관을 따라 하라

홍찬선 기자
2004.09.17 17:02

[내일의 전략]이번엔 기관을 따라 하라

흐르는 물은 앞을 다투지 않는다(流水不爭先)고 한다. 무리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흐르는 대로 자연스럽게 흘러간다는 뜻이다. 주가도 흐르는 물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낭떠러지가 있으면 폭포가 되는 것처럼 호재가 잔뜩 쌓이면 급등하지만, 돌이 있으면 돌아가는 것처럼 악재가 나타나면 쉰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면 증시를 쉽게 이해하고 주식투자를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의 욕심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지식 등으로 시장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기 때문에 실패한다. 오로지 그곳에 피어있는 것 자체의 의미에 충실한 들꽃처럼, 눈에 오징어 껍질이 끼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실탄 발사..주가는 하락

17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7.27포인트(0.85%) 떨어진 848.11에 마감됐다. 5일만에 850선이 가볍게 깨졌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20만주를 사들였지만 주가는 1만500원(2.19%) 떨어진 46만9500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매물을 내놓은 탓이었다.

외국인은 이날 41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순매도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3일 연속 순매도해 순매수 기조가 끝난 것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온다. 순매도 상위종목이 삼성전자(581억원)포스코(259억원)국민은행(101억원) 등이어서 특히 그렇다. 삼성SDI가 700억원어치 사겠다고 해 10.88%나 급등한삼성물산도 외국인은 28만7000주(43억원) 순매도해 눈길을 끌었다.

외국인은 이날 선물도 3485계약(1934억원)이나 순매도했다. 콜옵션을 1만9124계약 순매도한 반면 풋옵션은 1만8730계약 순매수했다. 이날 매매를 종합해 보면 외국인은 종합주가 863을 단기 고점으로 보고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주가는 증시를 미워하는 사람이 없어질 때까지 오른다”

이번 장세의 초점은 반등 뒤 조정이 어느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종합주가지수는 939.52에서 713.99까지 225.53포인트(24.0%) 급락했다가 863.12까지 149.13포인트(20.9%) 상승한 뒤 숨고르기를 보이고 있다. 석달 급락한 뒤 한달 급반등하고 쉬고 있는 중인 셈이다.

외환위기 이후 주가 상승과 하락의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1998년6월부터 2000년1월까지 1년7개월 동안 788.81포인트(284.4%) 상승했다가 2001년9월까지 1년8개월 동안 602.64포인트(56.5%)나 폭락했다. 그 뒤 2002년3월까지 6개월 동안 480포인트(103.6%) 급등했지만 2003년3월까지 1년 동안 431.24포인트(45.7%) 그대로 반납했다. 다시 2004년4월까지 508.28포인트(117.9%) 급등한 뒤 4개월 동안 225.53포인트(24.0%) 급락했다. 이번 반등은 1개월 동안 진행됐는데,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선 더 많은 휴식을 취하면서 힘을 더 비축해야 할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종합주가가 오를 이유가 그다지 많지 않아 조정을 보일 것’이라는 견해는 대부분 이를 근거로 삼고 있다. 하지만 주가는 대부분의 의견과 반대로 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수급이 강할 때는 더욱 그렇다.기업 주권 되찾아야 한국 경제가 산다

동양종금증권 서명석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기관들과 개인들은 반등 장세에서 주식을 사지 못한 상태에서 주가가 올라 상대적 빈곤감에 시달리면서 증시를 미워하고 있다”며 “증시를 미워하는 사람이 많으면 주가는 더 올라 그들의 애간장을 태우게 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건강한 조정’..이번에 주가가 떨어질 때는 우량주를 무조건 사라

수급은 좋지만 펀더멘털의 변화가 없어 당장에 추가로 상승하기보다는 쉴 가능성이 많다는 게 현재의 시장 컨센서스다. 김석규 B&F투자자문 사장은 “수급을 보면 더 상승할 수 있겠지만 펀더멘털의 변화가 없어 치고 올라가기는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조정을 보이더라도 하락폭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데도 의견이 모아진다. 일시적으로 800을 깰 수 있으며 780선까지 떨어질 수도 있지만 그 아래로 하락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2조원어치 자사주를 사고 있어 주가 하방경직성이 커지고 있는 것도 호재.

유승우 칸서스자산운용 이사는 “금리하락으로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을 사겠다는 기관이 많아지고 있어 주가는 그다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국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도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에게 있어 주식투자의 본질은 매매차익보다는 배당수익”이라며 “금리하락으로 배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대한 매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한국전력은 기관 매수에 힘입어 2만원에 몰려 있던 매물벽을 뚫고 2만2100원까지 올랐다."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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