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그린스펀을 기다리며
주도주 없는 장세가 5일째 지속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대체로 관망으로 외국인도 5일째 매도우위를 보였다. 이 기간 지수는 고작 7포인트 올라서 상승률이 1%도 되지 않는다. 주도세력 없는 장세 속에 틈새종목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1일 증시는 방향성 없는 하루를 마감했다.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됐고 외국인은 팔았다. 지수는 850선을 넘어서면서 눈에 띄게 상승탄력이 둔화됐다. 어제처럼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되면서 다시 860선 위를 넘볼 수는 있겠지만 '수급에 의한 상승'도 어느정도 힘이 다 된 모습이다.
종가는 전날보다 0.28포인트(0.03%) 오른 857.15였다. 눈에 띄는 것은 중소형주의 강세다. 이날 규모별 지수는 대형주 지수가 보합에서 끝난 반면 중형주와 소형주가 각각 0.6%와 0.83% 상승해 마감했다.POSCO, 현대차에 이어 대형주 차기 후보주자를 찾는 가운데 중소형주들에 매수세가 몰렸다는 평가다. 8월 중반~9월 초 내수주 주도, 이후 며칠간 기술주 주도 장세가 나타난뒤 지금은 주도세력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형성된 일종의 틈새시장이다.
조용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850선까지 시장을 견인해 온 글로벌 대형주들의 주가 부담이 커지자 하부 종목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52주 신고가를 낸 종목의 수가 무려 38개나 되는데, 중소형주가 많다. 3% 하락마감하긴 했지만현대차가 장중 5만76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고SK도 5만4900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밖에 SK가스 대한제분 대영포장 현대미포조선 동부정밀 동부건설 부광약품 대한화섬 하나은행 등이 이날 52주 최고가를 기록한 종목들이다.
후보주자 찾기와 방향성 잡기로 시장은 대체로 눈치보기에 나선 분위기다. 우선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어 지수가 방향을 잡기에는 부담이 크다. 국내증시가 3일간 쉬는 동안 해외증시의 움직임을 자신할 수 없는데다가 이달말부터는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익모멘텀 둔화에 대한 우려가 본격적으로 대두될 수 있는 시기다. 이때 미 증시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코스피 방향도 정해질 것이다.
외국인도 관망이다. 이날 외국인은 1622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장 개시전 LG와 GS를 대량거래를 통해 매수한 금액을 빼면 760억원 정도 매도우위다. 실제로는 5일째 순매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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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판다기 보다 두고보자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850선을 넘어 부담이 생기기도 했지만 오늘 밤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5bp 상승으로 전망되는데, 이보다는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경기관련 발언 및 연내 추가 금리 인상 여부가 중요하다.
그는 그린스펀 의장이 이제는 경기를 좀더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힌다면 외국인 수급에 더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연방기금 선물은 이번 25bp 인상외에 연내 추가인상을 예상하고 있지만 미 국채 수익률은 하락세를 보여 경기 둔화를 우려하고 있다. 이같은 격차로 외국인도 향후 경기 동향을 좀 더 두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 주도주가 다시 부각되어야 860선을 돌파하는 모멘텀이 생길 수 있다. 이때 상승을 내수주가 이끄느냐 기술주가 이끄느냐가 의문으로 남아 있는데 시장에서는 기술주에 조금 더 점수를 줬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주가 20일 이평선을 하회하고 있고 지난 8월 내수관련 경제지표도 좋지 않았다"며 "내수주 모멘텀은 희석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기술주인데 최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저항선인 60일이평선을 돌파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어 희망을 둘 만하다고 설명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난 새벽 2.93% 오른 것을 비롯해 최근 8거래일 중에서 7차례 상승마감했다.
강 연구원은 "하루이틀 두고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60일선을 돌파한다면 추세전환 신호로 볼 수 있으며, 이경우 국내 기술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기술주에 믿음을 뒀다. 10월중 IT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형성될 것이며, LCD 가격 하락이 진정됨과 함께 수요가 늘어나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이는 일시적인 강세로, 연말에 다소 약화된 뒤 내년 1분기 중반 이후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LG투자증권의 강 연구원은 "주도주가 나타나지 않으며 화학 음식료 비금속광물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주 중후반경 기술주가 새 주도주로 부각된다면 850~860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까지는 트레이딩 바이가 가능한 구간으로, 지수가 830을 하회한다면 주식비중을 줄이고 860을 돌파한다면 앞서말한 업종 등 틈새 종목들을 매수해볼만 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