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장대음봉→흑삼병→데드크로스

[내일의 전략]장대음봉→흑삼병→데드크로스

홍찬선 기자
2004.09.23 16:46

[내일의 전략]장대음봉→흑삼병→데드크로스

주가란 으레 투자자를 놀라게 하는 그런 것이다. 잘 나가다가도 순간적으로 방심하면 차디차게 변해버리는 애인처럼, 오르는 데 별일 없을 것 같다고 느낄 때부터 하락의 씨앗을 심는 심술꾸러기다.

‘꽃이 피기는 어려워도 지는 건 잠깐’이다. 애들 놀이방을 정리하는 것은 잔손이 많이 가고 귀찮지만 어지르는 것은 순식간이고, 성적이 상위권으로 오르는 것은 뼈를 깍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잠시 게으름 피면 미끄럼틀처럼 흘러내린다.

사람을 살기 어렵게 만드는 이런 ‘자연의 법칙’과 ‘사회 법칙’이 주가에도 그대로 작용된다. ‘주가는 오를 때는 힘들 게 조금 조금씩 상승하지만 떨어질 때는 폭포처럼 한순간에 급락하고 만다.’ 주식투자를 어렵고 허탈하게 만드는 ‘주가 상승과 하락의 비대칭 법칙’이다.

천수답 증시의 비애..‘외국인 매도에는 백약이 무효’

추석을 앞두고 주가가 하락하고 있어 고향을 찾아가야 할 투자자들의 발걸음과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23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5.42포인트(0.65%) 떨어진 829.68에 마감됐다. 거래대금이 1조7000억원도 안돼 11일 거래일 만에 2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주가 하락에 거래(대금)가 감소하는 전형적인 약세 장세였다. 코스닥종합지수도 4.48포인트(1.23%) 하락한 359.53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 하락은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도 때문이었다. 외국인은 3976억원어치를 사고 4973억원어치를 팔아 997억원 순매도했다. 하루 매도 규모는 아직 큰 것은 아니나 사실상 7일 연속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어 주가를 끌어내리는 최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도 220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주가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POSCO대림산업등이 자사주를 사들였고, 연기금과 개인이 순매수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날 새벽 미국 나스닥지수(-1.85%)와 다우지수(-1.33%)가 급락하면서 일본 닛케이평균주가(-0.55%)와 대만 자취안지수(-0.55%) 등 아시아 증시가 약세를 보인 것도 투자심리를 불안하게 했다.

어렵사리 회복했던 종합주가지수 850선이 맥없이 무너지고 10일(거래일 기준) 만에 820대로 밀렸다. 주가가 떨어져도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며, 곧바로 상승세로 돌아서 900선 위로 상승할 것이라던 긍정-낙관론은 민망하게 됐다. 그렇다면 750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신중-비관론이 맞아떨어지는 것인가?돈 권력, 이공계 기피와 주가

오르지 못하면 떨어진다..추가하락을 예고하는 기술적 지표들

‘주가는 오르지 못하면 떨어진다.’는 건 예외를 찾기 힘든 증시격언이다. 종합주가지수가 863을 장중 고점으로 850대에서 1주일 동안 머물다 820대로 급락했다. 더 오르려면 주가 상승을 이끌만한 ‘모멘텀’이 나와야 했는데, 오히려 국제유가 48달러대로 급등, 미국 주가 급락, 이라크 테러 등의 악재가 겹친 탓이다.

종합주가는 전날 5일 이동평균(845.38)을 밑돈데 이어, 이날은 20일 이동평균(831.71)을 하향돌파했다. 주가 일봉이 전날 장대음봉(종가가 시초가보다 크게 낮은 수준에서 마감돼 일봉이 길게 파란색을 나타내는 것)이 나타난 뒤, 이날은 전날 종가보다 낮은 상태에서 거래가 시작돼 더 떨어짐으로써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24일에도 주가가 떨어져 일봉에서 흑삼병(일봉에서 3일 연속 음봉이 나타나는 것)이 출현하고, 5일 이동평균이 20일 이동평균을 위에서 밑으로 돌파하는 단기데드크로스가 발생하면 주가는 의외로 많은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지수의 지지선 역할을 하던 5일선은 이미 하락세로 돌아섰다. 거래(대금)가 부진하면 조정은 상당기간 이어질 수도 있다.스톡과 플로우

“조정은 깊지 않을 것”이나 유가와 외국인 동향이 중요..추석 전에는 현금

주가가 한달여만에 저점에 비해 150포인트(21%)나 오른 것에 대한 부담감과 해외악재가 겹쳐 조정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추가하락폭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사장은 “저가에 샀던 외국인이 차익매물을 내놓으면서 쉬어가는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며 “외국인 매도는 조만간 끝나고 매수로 돌아서면서 주가는 크게 오르는 대세상승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유가가 60달러를 넘어서고 미국과 중국 경제가 급격히 나빠지면 주가도 충격을 받겠지만, 현재 상황으로 볼 때 그렇게까지 나쁘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김석규 B&F투자자문 사장도 “종합주가는 120일이동평균(800.87) 선에서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3/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게 나오고 경기회복이 지연될 경우 조정 기간은 길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석 연휴로 다음주 월화수 3일 동안 증시가 휴장한다. 3일 동안 해외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불투명하다. 현금 보유한 사람은 추석 이후를 기약하고, 주식 갖고 있는 사람은 절반 정도 현금화하고 추석연휴를 맞는 것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다행히 추석 연휴 동안 주가가 오르면 아쉽지만 추석을 잘 지낸 뒤 다시 사면 된다. 떨어지면 좀 더 기다렸다가 싸게 살 기회를 노리면 된다. 3일 동안의 블랙박스에 돈을 넣어두고 연휴기간 내내 해외 동향에 신경쓰는 것은 명절 보내는 기분을 상당히 억누를 것 아닌가?수급, 마냥 허약한 것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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