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보유현금>시가총액'종목 주목
주가가 어쩌다 하루 오르면 우연이라고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이틀째 오르면 관심을 기울이고, 사흘 나흘 계속해서 오르면 하나의 추세가 만들어진다. 주가가 3일 연속 올라 적삼병(赤三兵)이 만들어지면 상승추세가 시작된다고 보는 이유다.
가을이 겨울로 바뀌는 계절의 길목, 10월이 시작되는 1일 종합주가지수가 의외로 10.92포인트(1.31%) 오른 846.01에 마감됐다. 추석 연휴를 전후해 일봉에서 적삼병이 나타난 뒤의 강한 상승이었다. 코스닥종합지수도 3.57포인트(0.99%) 상승한 365.65에 거래를 마쳤다.
당황하는 기관들..기다리는 시세는 오지 않는다
이날 주가가 강하게 오르자 일부 기관들이 당황했다.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9월22일 장중에 863.19까지 올라갔다가 835.10에 마감되며 장대음봉이 나타나 조정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해 주식을 팔았는데, 지난 9월24일 장중에 823.05까지 떨어진 뒤 다시 상승해 되살 기회를 놓친 것 아닌가 하는 불안 때문이었다.
한 투신운용 이사는 “종합주가가 800선 근처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 주식을 팔았는데 다시 올라 당혹스럽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외국인이 이날 1100억원 넘게 순매도한 것을 비롯해 10일 연속 매도우위를 나타내고 있는데도 주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장세를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 헷갈린다”고 했다.
종합주가 800 안팎에서 주식을 사겠다고 기다리던 대기 매수자들도 이러다 살 기회가 없는 것 아니냐는 조급증을 느끼게 하는 상황이다.주식전쟁의 패러다임 변화
확실한 수급+안전한 주식>불확실한 거시경제
요즘 증시 전문가들을 어렵게 하는 것은 거시경제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국제유가가 50달러 근처에서 등락하고,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보다 떨어질 것이며, 내수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등, 거시경제 변수들은 주가에 부정적인 게 많다. 게다가 외국인이 규모는 크지 않다고는 해도 계속 매물을 내놓고 있다. 과거 같았으면 주가가 조정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하면 어느 정도는 맞았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조정을 예상하면 거의 매번 뒤통수를 맞는다. 이는 수급이 튼튼하고, 주가가 오를만한 이유가 있는 ‘가치주’들이 투자자들을 유혹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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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걸 신영투신운용 이사는 “수급이 구조적으로 탄탄하게 바뀌었다”고 설명한다. “상장회사들이 2000년 이후 증자를 거의 하지 않은 채 감자와 자사주 매입 등으로 공급이 줄어들었으며, 금리하락으로 배당수익률이 채권수익률을 웃도는 종목들이 많아져 주식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채원 동원증권 상무도 “지수 등락과 관계없이 가치를 가진 종목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PER(주가수익비율) 5~10배 범위에서 움직이는 게 정상적이라고 여겨졌지만 앞으로는 10~20배도 이상하지 않는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6개월 동안 16% 수익 내기
지수는 잊고 오르는 종목에 베팅하라
요즘 최대의 관심은 조선주이다. 외국인의 매수가 몰리면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현대중공업은 이날 1100원(3.55%) 오른 3만2100원에 마감됐다. 지난 9월2일보다 25.1%나 급등했다. 외국인 지분율은 20.70%에서 22.33%로 높아졌다.대우조선해양도 지난 9월1일 1만3050원에서 이날 1만7050원으로 한달만에 30.7%나 폭등했다. 외국인 지분율도 36.91%에서 37.96%로 높아졌다.현대미포조선과삼성중공업도 강세다.
외국인이 조선주를 사들이는 것은 지금 실적은 그다지 좋지 않지만 향후에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 것이다. 외국인이 조선주를 사들이는 것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IT 주식에도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지영걸 이사는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의 하방경직성이 확보돼 있다”며 “향후 이익 기대감으로 조선주가 오른다면 내년 1/4분기 이후에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IT주식에도 매기가 일어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신성호 우리증권 상무도 “업종 대표주들의 이익은 계속 호전되고 있어 거시경제상황에 큰 영향받지 않고 주가는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내수가 계속 좋지 않아 체감경기는 여전히 썰렁하지만 이익과 가치에 의해 따라 움직이는 주가는 계속 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채원 상무는 “상장기업 가운데는 보유현금이 시가총액보다 많은 회사가 적지 않다”며 “한국유리처럼 현금보유가 많은 기업 가운데서 대주주가 주식을 계속 사들이는 회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땅 대신 주식을 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