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수급 외에 또 인정해야할 것들

[내일의 전략]수급 외에 또 인정해야할 것들

유일한 기자
2004.10.05 18:04

[내일의 전략]수급 외에 또 인정해야할 것들

주가의 상승세, 위로 오르려는 힘이 만만치 않다. 5일 종합지수는 전날 4% 급등한 부담, 프로그램매도라는 수급변화를 딛고 4포인트 오른 884.84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1655억원 순매수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연기금, 프로그램, 외국인 등 주요 투자주체들이 번갈아 매수에 나서는 막강한 수급선순환 구조가 정착된 모습이다. 외국인이 주가지수선물을 7931계약(4535억원)이나 순매도했지만 급락은 오지 않았다.

한번만 더 급등하면 900이다. 바야흐로 1000에 대한 고민을 본격 시작할 때이다. 1000이라고 해봤자 13%의 거리이다.

이번 달 당장 1000까지 넘을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이다. 그러나 연말, 내년을 생각하는 중기, 장기투자라면 1000에 대한 판단을 내리고 매매를 해야할 시점이다.

◇수급이 좋다. 이것만으로 주가가 급등할 수 있을까= 주가가 오른 것을 두고 약세론자들은 수급이 좋아서, 단순히 수급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또 펀더멘털(기초여건)은 좋지 않은데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철순 우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무엇보다 유가가 50달러까지 오르는 급등세인 게 가장 부담"이라며 "유가가 오르면 분명 경기회복이 늦어지거나 침체가 심화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700~900의 박스권으로, 추가상승 여력이 많지 않다"며 "4분기 전략이라면 주식비중을 줄이는 게 합리적이다"고 제안했다.

유가, 경기를 보면 주가가 오를 이유가 하나도 없는데 매일 상승하는 심각한 괴리를 쉽게 이해할 수는 없다. 주가가 지닌 비이성적인 측면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급기야 '신(新)유동성' 장세라는 말까지 생겼다. 과거 유동성 장세는 금리인하 등으로 주식형펀드에 돈이 몰리거나 개인들이 돈을 싸들고 증권사 객장을 찾는 데서 비롯됐으나 2004년 한국증시의 유동성 장세는 부쩍 줄어든 유통주식수에 의해 촉발될 수 있다는 개념이다.

단적으로 지난 9월 투신의 순수 주식형 잔고(주식형+주식혼합형)는 7299억원 감소해 고전적인 유동성 장세와는 거리가 있슴을 보여준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김학균 연구원은 "연기금을 중심으로 기관이 조금씩 주식을 사고 있는데 유통물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매수 강도가 작아도 주가가 급등할 수 있는 새로운 유동성 장세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관이 전통적인 유동성 장세를 주도했던 1999년말 외국인의 거래소 시가총액 점유율은 21.9%였으나 현재 43.9%로 2배로 급증했다.

이필호 신흥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수급이 펀더멘털을 눌러버렸다"고 토로했다. 이 팀장은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소각이 주식공급을 넘는 상황에서 이전에 보지 못한 유동성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외국인이 살 때까지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10월 지수 고점을 870으로 보았던 이 팀장은 "지금 시장은 경기, 기업실적, 유가로 설명되지 않는다. 결국 외국인이 사는 종목이 오르고 때문에 이런 종목을 사야하는 철저한 수급장"이라고 했다. 또 새로운 유동성 장세는 변동성이 매우 클 것으로 보여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급등도 쉽지만 대형 악재 없는 급락도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것.

◇수급 말고 주가상승의 다른 이유는=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는데 어떻게 주가가 오를 수 있을까. 미래에셋증권 이덕청 팀장(이코노미스트)은 이에 대해 주가의 선행성과 함께 세계경제의 조정기간이 예상보다 짧을 수 있다는 점 두 가지를 들었다.

먼저 선행성에 대한 설명이다. "71년 이후 세계 경제성장률과 MSCI 세계 주가지수상승률간의 상관계수에서 같은해 성장률과 지수상승률 사이의 상관계수는 0.002로 매우 낮지만 1년 앞선 주가와의 연관성을 보면 0.53으로 매우 높게 나타난다. 2004년이 다 지난 현시점에서 2005년 성장률 둔화에 사로잡혀 2005년 증시를 전망할 경우 오류를 범할 수 있으며 결국 2005년 세계 성장률 하락은 새로운 이슈가 아니다."

이 팀장은 여기에 "미국내 자동차 생산 및 재고, 출하 통계나 한국 IT제조업의 출하와 재고 동향을 보면 주요 기업들이 성장둔화에 대비해 강도높은 조정노력을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세계 경제의 조정은 우려보다 단기간에 끝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0월 상승 목표치 900에서 930으로 상향조정= 세종증권 임정석 수석연구원은 이번주초 급등으로 상승목표치를 930으로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수급호전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됐고 콜금리인하에 따른 유동성 보강 기대감도 높기 때문이다.

임 연구원은 "철강, 자동차, 화학 등 소재산업주 비중확대를 유지하며 금리인하와 실적호전을 고려해 은행주(Top Pick기업은행) 역시 비중을 늘릴 것을 제안했다.

5일 신고가를 기록한 29개 종목중 현대차 한진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풍산 등 소재산업주가 다수를 차지했다. 고려아연 INI스틸의 강세도 돋보였다. 삼성전자가 소폭 조정받았지만 국민은행은 전날의 급등세를 이어 4만원에 안착했다.일단은 갈데까지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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