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주택시장 '절박한 목소리'
올 상반기 주택건설 실적은 15만4000호로, 최근 5년간 평균 22만4000호에 비해 31% 감소했다. 외환위기때인 1998년 당시 상반기보다도 7.5% 감소한 것이다.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전년도 상반기에 비해 51%나 줄었다. 반면 이같은 공급량 급감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워낙 감소했기 때문에 미분양주택도 늘고 있다.
올 8월말 현재 전국의 미분양주택수는 5만585가구로 전달에 비해 2% 가량 늘었다. 이 가운데 준공후 미분양주택은 전국 8363가구로, 7월보다 4.3%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9383가구에 달한다.
주택거래신고지역의 경우 올 7월말 현재 아파트거래 실적이 2만967건으로 전년동기(3만2699건)에 비해 35.9%가 급감했다. 주택거래신고제 지역에서만 거래가 위축된 것은 아니다. 같은 시기 전국적인 거래건수 역시 전년(63만8301건)보다 30.1% 감소한 44만6543건에 그쳤다.
주택이 건설되지도 않고 지어진 주택도 팔리지 않으면서 기존 주택의 거래도 크게 줄어든 것이다. 한마디로 주택시장의 기능이 사라지는 조짐마저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외환위기때보다도 더 열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규분양이 안되고 지어놓은 주택이 팔리지 않으면 건설업체는 자산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금경색에 따라 부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른 바 흑자 도산이 발생하는 것이다.
심지어 집값이 오르지 않을 전망인데다 취득세 및 등록세와 재산세의 중과세가 예상되자 분양받고 계약금을 걸었던 주택도 계약금을 날리면서까지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이 경우 분양된 주택의 건설을 추진하기 위한 자금력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은 도산이 불가피해진다. 이미 이같은 조짐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시장 진입시기가 짧은 시행사를 중심으로 일부 업체들의 경우 부도설이 유령처럼 업계 주변을 떠돌고 있다.
개발가능지가 고갈된 대도시의 주요한 주택공급 수단이었던 재건축사업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지난 2000∼2003년까지 4년간 서울시 주택건설실적 가운데 재건축으로 공급된 주택은 평균 21.8%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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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재건축을 통해 수요가 많은 아파트가 43.1% 정도 공급됐을 정도로 서울의 중산층 주택수급에 기여했다. 최근 일련의 재건축 관련 규제는 사업추진을 어렵게 함으로써 공급 감소를 야기시키고 있다.
시중 유휴자금의 규모를 감안할 때 주택시장의 가격 불안정성이 상당부분 존재한다고 보는 시각도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지나친 규제는 실수요자의 주택거래를 어렵게 하고 주거선택권을 침해한다.
특히 주택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은 수도권지역의 주요 주택공급원이던 재건축사업의 순기능을 회복시켜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요인을 제거해야 한다. 주택거래신고지역 중 거래 정상화를 위해 투기 진정지역은 조속히 해제해야 한다.
또 이를 위해 적용지역도 시ㆍ군ㆍ구에서 읍ㆍ면ㆍ동 단위로의 세분화가 필요하다. 주택시장의 비정상적인 현상을 해소하는 것은 정책의 당위성이면서 주택경기 부양에도 도움이 된다. 정부는 현실적인 대안을 찾는 주택시장의 절박한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