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대선후 안도랠리 선반영됐나

[내일의 전략]대선후 안도랠리 선반영됐나

신수영 기자
2004.11.02 18:11

[내일의 전략]대선후 안도랠리 선반영됐나

11월의 두번째 거래일이자 미 대선을 하루 앞둔 2일 종합지수가 1% 이상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4일째 상승하면서 20일선을 소폭 웃돌았다. 종가는 11.01포인트(1.32%) 오른 846.67을 기록했다. 기술적으로는 850선(또는 20일선) 저항에 직면했다.

전날 거래부진 속에 관망세가 이어졌던 것을 목격하고, "어제에 이은 관망세를 보이겠지"라고 생각했던 시장은 장초부터 예상치 못한 프로그램 매수를 맞아야 했다. 장초 베이시스가 호전되면서 들어오기 시작한 프로그램 차익매수는 이날 하룻동안 2341억원 어치가 유입돼 지수 상승의 주역이 됐다. 비차익매수까지 합치면 3254억원에 달한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전날보다 늘었다. 각각 2억7210만주와 1조7964억원을 기록했다. 일봉상으로는 4일째 양봉을 기록했다. 거래가 부진해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지만 시장의 흐름이 꽤 센 것만은 확실하다.

프로그램 매수는 베이시스에 따라 언제든 다시 프로그램 매도로 시장에 나올 수 있는 것이고, 미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상승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다.

최근 조정을 상승추세 속에서의 조정으로 보고 있던 김병록 키움닷컴증권 책임연구원은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는 관망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만일 현재 지수가 820~830선 사이에서 형성됐다면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매수하라는 전략을 권했겠지만 저항선으로 설정하고 있던 860선에 다 와버려 섣불리 매수하라고 하기 어렵다는 고민이다.

주지하다시피 시장의 관심은 미국 대선 결과에 모아져 있다. 대체적인 의견은 '누가 되든 결과만 빨리 나오는 것이 좋다'는 것인데, 증시가 그 어떤 것보다 싫어하는 것이 바로 불확실성이기 때문이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누가 당선되든 주식시장에서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며 "선거혼선만 피할 수 있다면 주식시장은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지수가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았던 입장에서는 이날 꽤 큰 폭의 상승으로 지레 미 대선 마감이라는 재료가 선반영됐다고 풀이하고 있다. 내일 장중 대선 결과가 알려질 수 있는데, 이미 지레 올라버린 만큼 막상 큰 변동성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아시아 증시가 동일해 보인다. 대만이 1.83%, 일본이 1.44% 상승마감했다. 대만의 경우, 전날 급락했던 LCD 주가 강하게 반등하면서 IT주 전반의 강세를 이끌었다.

반면 유가나 선물 가격이 영향받으면서 국내 증시와 채권시장, 아시아 증시 전반이 한차례 출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장화탁 동부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은 박빙의 승부로 창구조사가 오차범위에서 나타나면 단기적으로 불확실성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난 2000년 대선시 플로리다주 재검표 영향이 불확실성으로 작용해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여론조사와 달리 케리 후보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외환과 유류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민주당이 전략비축유 사용에 보다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케리후보 당선시 유가하락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 유가가 장중 50달러가 붕괴된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또 민주당보다 공화당이 전통적으로 달러화 약세를 선호했다는 점에서 캐리후보 당선시 달러 약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필호 신흥증권 부장은 "프로그램 매수에 비해서는 시장의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며 "외국인이 850에서 강하게 사지 않는다면 더이상 오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박스권 속에서의 활발한 종목장세를 예상하고 시장대응은 800에서는 사고, 850에서는 파는 전략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앞서 지적했듯 오늘 차익매수로 유입된 매수차익잔고 물량은 내일 다시 나갈 가능성이 있다. 장마감시 베이시스가 백워데이션(-0.07)으로 마감해 시장의 자신없음을 보여준데다 개인이 선물시장에서 매도우위를 풀지 않고 있다. 이날은 1881계약 매도우위로 이틀째 1000계약 이상 팔았다.

외국인이 선물을 3600계약 가량 샀지만, 최근 선물 시장에서 개인이 외국인에 비해 장세를 읽는데 성공하고 있어 개인이 매도하고 있는 점이 더 마음에 걸린다. 더구나 오늘 컨탱고를 만들어준 외국인의 순매수가 미 대선 결과를 두고 베팅한 것이라면 발표 직후 반대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어 개인이 매수에 나서지 않는다면 하락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하락이든 상승이든 내일 증시는 숙제처럼 지고 있던 한가지 짐을 내려놓을 전망이다. 불확실성에서 벗어난 지수는 다시 기존의 궤도를 찾은 뒤 그 위에서 굴러갈 것이다.

김영익 대신증권 투자전략실장은 미국 대선이 끝나며 시장이 불확실성 해소를 계기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8월초 700선 초반에서 지수추세로 돌아섰으며 최근 조정은 상승과정에서 조정을 보인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선행지수가 10월 이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데 선행지수와 주가는 거의 같이 움직이는 현상을 보여왔다는 것.

지금 투자전략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유할 주식으로는 실적에 비해 주가가 많이 하락한 기술주와 실적호전이 기대되는 은행, 그리고 지난 2000년의 버블이 해소되고 재평가 과정에 진입한 통신서비스 등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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