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대교 상승,삼성電 하락 의미는

[내일의 전략]대교 상승,삼성電 하락 의미는

홍찬선 기자
2004.11.08 16:42

[내일의 전략]대교 상승,삼성電 하락 의미는

‘외국인에게 또 속았다!’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던 기대가 무참히 짓밟히며, 예상외로 급락하자 외국인의 선물 거래에 대한 눈초리가 곱지 않다. 지난 주에 1만3000계약 이상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8일에 6915계약이 순매도했다. 이 여파로 프로그램 매매가 1498억원어치 매도 우위를 나타내 지수를 크게 끌어내렸다.

5일 이동평균과 850선이 힘없이 무너지며 상승추세가 심하게 훼손됐다. 프로그램 매수로 올랐던 부분만큼 프로그램 매도로 하락했다고 치부하면 그만일지 모른다. 하지만 ‘꼬리(선물과 프로그램)가 몸통(주가와 지수)을 휘두르는 비정상적 상황’이 되풀이되면서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것은 주식투자에 염증을 느끼는 투자자들의 증시이탈을 가속화시켜 증시기반을 약화시킨다는 부작용이 있다.

외국인의 배반, 한국 증시만 ‘왕따 급락’

8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14.57포인트(1.69%) 떨어진 846.11에 마감됐다. 코스닥종합지수도 2.52포인트(0.69%) 하락한 360.18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주가지수선물을 6915계약(3843억원)이나 순매도했다. 이 여파로 주가지수선물 10월가격이 2.33%라 급락해 시장베이시스가 마이너스로 바뀌는 백워데이션이 발생했다. 이는 프로그램 거래에서 매수 779억원, 매도 2277억원으로 1498억원 순매도를 유발했다. 외국인이 현물에서 360억원 순매수했고, 개인들이 주가하락을 틈타 1119억원 순매수했지만 장세를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이었다.헷갈리는 외국인

반면 이날 대만 자취안지수는 6.15포인트(0.10%) 오른 5937.46에 마감됐다. 홍콩 항셍지수도 0.16% 올랐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0.70% 하락하는데 그쳤다. 아시아 증시에서 한국만 왕따를 당하면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인 것이다.증시, 외인 선물시장 난타전으로 골병

환율 급락, 정부의 분배위주 정책, 노정문제 등도 증시 발목

주가가 떨어지면 악재는 더욱 나쁘게 보이고, 호재라고 생각했던 것들도 악재로 돌아선다. 원/달러환율이 달러당 1105원대로 떨어지는 등 원화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한 것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주가가 오르자, 환율하락은 물가안정과 내수회복에 도움이 되는데다 외국인 매수에도 긍정적이라는 점이 부각됐지만, 이날은 환율하락으로 그동안 성장엔진이던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 강조되며 주가하락을 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주 후반에 발표된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연기금을 동원한 ‘신뉴딜정책’도 참여정부의 분배-균형정책이 본격화돼 시장에 친화적인 정책들이 뒤로 밀릴 것이라는 우려를 자아냈다. H증권사 관계자는 “그동안 증시에서는 연기금의 주식매수 확대를 기대했으나 연기금 여유자금을 신뉴딜 정책에 투입하겠다는 정부 발표로 이런 기대가 무너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무원노조법안과 비정규직 법안 등을 놓고 정부와 노조가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 것도 부담요인이 되고 있다. 주가가 오를 때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던 악재들이 주가가 떨어지자 새롭게 인식되는 양상인 셈이다.

상승추세 훼손..옵션 만기 때까지는 조정에 무게

이날 급락으로 종합주가지수가 5일 이동평균(853.19)과 심리적 지지선인 850선 아래로 떨어졌다. 주가가 떨어져도 5일 선은 유지돼야 상승추세가 이어진다. 지수가 5일 선을 깬 뒤 2~3일 안에 회복하지 못하면 조정은 좀더 장기화되는 경향이 있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사장은 “지난주에 주가가 많이 올랐고 외국인의 공격적인 선물 매수로 이번 주에는 조정이 예상됐었다”면서도 “외국인 선물 매도 규모와 지수하락폭이 예상보다 훨씬 웃돌아 조정 폭과 기간이 의외로 크고 길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환 플러스자산운용 사장도 “저금리와 프로그램 매수로 주가가 올랐지만 거시경제 뒷받침이 없어 추가상승이 부담스러운 단계였다”며 “한국 주식이 가치에 비해 아직도 싸기 때문에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이나 오르기도 쉽지 않은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철저한 종목 투자로 단기 대응..쉬운 일은 아니다

이날 3/4분기 실적을 발표한 대교는 1.55% 올랐다. 매출이 4.9%, 영업이익이 24.1%나 늘었다는 점이 주가차별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외국인이 순매수한 종목 가운데는 KTF(1.92%) 금호산업(1.23%) 코리안리(2.01%) 등이 비교적 많이 올랐다. 프로그램 매도로 인해 외국인 매수에도 LG전자(0.89%) 국민은행(2.54%) 현대모비스(1.96%) 등이 하락했지만 외국인 매수 종목은 상대적으로 강한 시세를 낸다.

이사회 소집을 놓고 싸움을 벌이고 있는 SK도 1.21% 올랐고 대구가스도 3.16% 상승했다. M&A와 연말배당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일동제약 대한제당 등 31개 종목은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수는 급락했지만 좋은 재료를 갖고 있는 종목들은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종목을 골라 잘 대응하면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한다. 하지만 이날 장중에 신고가를 기록했던 현대미포조선(-5.43%) S-oil(-2.93%) 한국가스공사(-2.81%) 등은 급락으로 마감됐다. 기분 좋게 오르던 주가도 언제부터인가는 급작스럽게 떨어질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의 선물 대량매도와 환율하락 등의 복병을 만나 증시가 흔들리고 있는 만큼, 돌출악재가 언제 어떻게 해소되느냐를 지켜보는 게 바람직하다. 미국 대선이 끝난 뒤 미국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것을 보고 낙관론을 폈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더블 갭과 외국인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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