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애국심만으론 기술유출 못막아

[기자수첩]애국심만으론 기술유출 못막아

서동욱 기자
2004.12.06 12:21

[기자수첩]애국심만으론 기술유출 못막아

우리 나라가 자랑하는 첨단기술의 하나인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6세대 공정기술이 대만의 경쟁사로 유출될 뻔한 일이 생겨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유출사범들이 출국 전에 검거돼 관련기술이 대만으로 넘어가지 않았지만 첨단기술의 해외유출에 대해 위기의식을 갖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특히 이번에 검거된 A사의 전직원 류씨 등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대만 경쟁업체가 보인 집요한 노력(?)을 접하면, 첨단기술의 확보를 위해 해외기업들이 들이는 공이 어느 정도인가를 실감할 수 있다.

받고 있는 연봉의 몇배를 제시하며 회사의 CFO가 직접 방한, 스카우트 조건을 재차 협의하는 등 인재들을 움직이게 하기 위한 노력은 가히 전사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언제까지 짐을 싸서 나가려 하는 고급인력들의 `도덕적해이'(모럴해저드)만 탓해야 하는지 의구심이 든다. 아무리 고급인력이라고 해도 성인군자가 아닌 이상 돈의 유혹을 양심에 맡긴다며 나몰라라 할 수 없는 것이다.

천문학적인 개발비용을 들인 기술이 하루아침에 해외 경쟁업체로 줄줄이 빠져나간다는 것은 곧 한국의 파멸을 의미한다.

우리 나라가 보유한 첨단기술을 호시탐탐 노리는 기술사냥꾼이 득실거리고, 글로벌화의 물결에 편승해 기술 유출이 합법을 가장해 교묘하게 이뤄지고 있는데도 우리 나라 법은 구멍투성이다.

지난 4월 우리 나라가 선도하고 있는 CDMA 2.5세대 기술특허가 중국계 미국회사인 UT스타컴의 한국법인에 넘어간 사건이 있다. 당시 이 기술의 국내 특허 보유사인 현대시스콤은 UT스타컴코리아와 관련 특허 2944개를 1400만달러에 양도하는 계약을 했다.

산업자원부는 이에 대해 대외무역법 위반혐의로 고발했으나 검찰은 "`국내 법인간 거래'이므로 `수출'로 볼 수 없다"며 무혐의 처리했다.

현행 법규로는 이같은 형태의 기술 유출을 제재할 법적·제도적 방책이 사실상 없다는 뜻이다.

우리가 앞서갈수록 우리의 기술을 노리는 마각도 더 커진다는데 위기인식을 갖고 관련법의 정비, 업계의 철저한 보안 등 공조노력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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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욱 더리더 편집장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서동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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