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구원투수' 李부총리

[기자수첩] '구원투수' 李부총리

박재범 기자
2004.12.17 10:10

[기자수첩] '구원투수' 李부총리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참여정부 구원투수'로 등장한 게 10개월 전. 시장은 열광했다. 그의 능력에 대한 기대도 컸지만 무엇보다 그만의 '카리스마'는 어지러운 경제 상황에 지친 이들에게 기댈 언덕으로 받아들여졌다.

'주니치의 태양' 선동렬이 등장하는 것만으로 게임 분위기가 바뀌고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던 것과 비견되기도 했다. 신용불량자 대책, 중소기업종합대책 등 맥을 짚는 이 부총리의 초기 행보는 '이제 뭔가 자리를 잡는구나'라는 기대를 갖게 하기 충분했다.

그러나 기대와 환호도 잠시. '이 부총리가 흔들린다'는 소문이 퍼졌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갈등설, 사퇴설, 경질설, 개각설 등 온갖 설(說)의 중심에 이 부총리가 놓여 있다. 그 과정에서 이 부총리의 자산인 '카리스마'는 조금씩 무너졌다.

그러나 참여정부는 불확실성이 시장의 의구심 속에서 증폭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해소 노력을 하지 않았다. 투수가 흔들리는데도 별다른 반응이 없거나 애매한 말로 혼란스럽게 했다. 대한민국 경제대표투수가 흔들리는 것은 16일 김우식 대통령비서실장의 발언으로 겨우 멈추게 됐다.

이날 김우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출입기자들과 가진 만찬에서 이헌재 경제부총리의 거취와 관련, "달리는 말의 기수는 바꾸지 않아야 한다, 더 이상 이 부총리를 흔드는 것은 국정운영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고 "대통령도 나와 같은 생각이다"고 못박았다.

관중은 늘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투수는 감독을 바라보고 있다. 투수가 흔들리면 교체하라는 관중의 목소리가 나오는 게 당연하다. 불안해할 때 신속하게 감독이 투수를 바꾸거나 혹은 마운드에 올라 다독거리기를 보여주길 바라는 것이다. 그것을 지체하면 그만큼 경제마운드가 흔들리고 경제관중의 실망도 커져 경제는 손해막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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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 편집국장

박재범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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