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주택산업위기 특단대책 시급”

[머투초대석]“주택산업위기 특단대책 시급”

이정선 기자
2005.01.24 07:56

[머투초대석]“주택산업위기 특단대책 시급”

주택산업이 사상 유례없는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 “외환위기보다 지독하다”는 게 현재 주택시장에 감도는 분위기다.

실제 신규 분양시장은 미분양 물량이 넘쳐나고 있고 기존 주택시장도 거래가 끊겨 동맥경화 현상을 빚고 있다. 주택업계 역시 갑작스러운 경기침체를 버티지 못해 자금난은 물론 흑자도산의 위기까지 내몰리고 있다.

이를 인식한 정부가 최근 부동산 등록세 인하, 투기과열지구 부분해제 등의 규제 완화책을 내놓았지만 침체된 주택시장을 회복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이같은 상황을 맞은 가운데 최근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제6대 회장으로 고담일 신임회장(풍성주택 대표)을 선출했다. 난세를 맞은 주택업계의 수장, 고 회장을 만나 주택업계가 처한 어려움과 해결방안을 들어봤다.

-회장 당선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주택업계가 매우 어려운 시기인 만큼 어느 때보다 협회운영이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주택업계 수장으로서 각오를 말씀해 주십시오.

▲그렇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주택업계의 대표단체인 협회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어깨가 무거운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그 어느 시기보다 해야 할 일이 많은 만큼 회원사는 물론 협회 임직원 모두와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안을 모색해 위기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주택업계가 조기에 정상화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최근 부동산시장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가장 심각한 문제는 ‘부동산거래 위축’입니다. 거의 마비수준에 이른 위축된 주택수요는 이미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 급증과 입주율 하락이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분양 물량이 급증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거래세를 중심으로 한 과도한 부동산세나 주택거래신고제와 같은 거래규제가 주택시장을 왜곡시켜 주택 거래 자체를 실종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역전세 현상이 나타나는 등 서민들의 주거안정이 크게 위협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택업체들도 미분양아파트의 급증과 청약, 입주율 하락 등으로 심각한 자금난에 직면해 있습니다.

-부동산경기가 크게 위축되면서 요즘 일부 업체들의 부도설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주택업계의 수장으로서 이같은 위기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주택시장은 이미 빈사상태에 빠진지 오래입니다. 많은 주택사업자들이 이구동성으로 “IMF 금융위기 때 보다 더 어려운 최악의 경영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특단의 경제 회생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연쇄 도산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부도 주택건설업체수는 2004년 말 현재 108개사로서 전년 동기대비 3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주택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선투자비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특성을 감안할 때 주택산업이 급격히 침체될 경우 과거 IMF 금융위기 못지않은 부도 도미노 사태가 우려됩니다.

-일각에서는 경영상태가 불량한 주택업체가 도산하는 것은 필요악이란 지적도 있습니다.

▲그런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문제는 주택산업의 위기가 주택분야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더욱이 유동성 부족으로 ‘흑자 도산’의 위기에 처한 업체도 상당수에 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부동산시장 침체는 건설부문의 일자리 감소와 시멘트, 철근 등 관련 산업의 동반불황을 초래합니다. 또한 한달에 수십만 명에 달하는 실업자증가와 소비위축, 나아가 성장률 하락으로 직결됩니다. 뿐만 아니라 자산가격 하락에 따른 소비위축과 금융기관 부실채권 증가, 대출기피 등의 연쇄적인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정부당국에 정책제언이나 건의사항이 있다면.

▲부동산시장의 과도한 위축을 막는 일이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국민이 불편을 느끼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각종 규제를 완화해 거래를 정상화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가령 수요자들의 거래활성화를 위해 투기과열지구나 주택거래신고지역 지정 등 투기억제대책을 탄력적으로 완화하고, 양도세, 취득세 등 거래세를 대폭 인하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택지공급을 확대해야 합니다. 최근 주택공급량이 크게 줄면서 2~3년 후 또 다시 주택대란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특히 공공택지의 중장기적인 공급확대도 중요하지만, 민간단독으로 택지개발이 가능하도록 토지개발 규제를 과감하게 푸는 것이 시급합니다.

-대한주택건설협회에 대해 생소한 사람도 많습니다. 협회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면.

▲지난 85년에 설립된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전국 주택사업자들의 단체로, 주택법에 근거하여 설립된 법정 법인입니다. 지금은 회원사 5800여개, 전국 13개 지역에 시ㆍ도회를 두고 있으며, 국내 주택건설업계의 대표적인 단체로서 주택산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협회 회원사들은 연간 평균 25만호 정도의 주택을 건설, 공급함으로써 국민의 주거안정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을 촉진하기 위해 국가유공자 주거여건개선사업 등 다양한 사회봉사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협회에서 주택회관을 새로 건립할 계획으로 알고 있습니다. 건립일정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습니까.

▲주택회관은 전임 회장시절부터 추진돼 왔던 사안입니다. 이제 협회도 창립 20 주년을 맞는 만큼 주택회관 건립은 6000여 회원사 모두의 숙원사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주택회관 설립은 임기 내에 마칠 생각입니다.

-협회 입장에서는 대한주택보증의 융자금 채무상환 등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임기 중에 회원업체들의 목을 죄고 있는 대한주택보증(주) 융자금 채무부담을 반드시 덜어줄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융자금채무 조기상환’이 시급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총력을 다 하겠습니다. 그동안 협회를 중심으로 융자금 조기상환제도 시행을 관계요로에 지속적으로 건의한 결과 융자금 채무상환기간 연장 등은 이뤄졌으나 아직도 융자금 조기상환제도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대한주택보증(주)에서 독점하고 있는 분양보증업무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보증기관의 다변화를 추진하는 것은 물론 보증수수료 경감과 보증서 발급절차 간소화를 위해서도 앞장설 것입니다.

아울러 최근 대한주택보증(주)에서 아파트 PF대출보증상품이 첫선을 보였는데 시공자의 신용평가등급 B이상, 시공능력 평가순위 100위이내로 한정함으로써 신용평가등급이 대부분 C이하인 중견주택업체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아 개선이 요망됩니다.

-최근 학교용지부담금이나 발코니 문제 등도 건설업계와 분양자간 적잖은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견해는.

▲현실적으로 발코니확장은 현실적으로 관례화되어 있는 게 현실입니다. 특히 서민들의 경제력 한계로 소규모아파트 거주공간의 효율적 이용을 극대화한다는 차원에서 많은 입주자들이 선호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한 정책시행이 우선돼야 합니다.

따라서 현행 법규상 발코니는 건축허가나 사업승인시 건축면적에 포함되지 않고 건축되는 서비스면적으로 건축물의 구조안정상 문제가 없는 한도 내에서 발코니확장을 합법화해 줄 것을 건의합니다.

‘학교용지확보에 관한 특례법’도 페지돼야 마땅합니다. 정부에서 세를 징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납세자에게 준조세성격의 학교용지부담금을 징수하는 것은 국민에게 이중부담을 강요하는 행위입니다.

특히 학교시설 설치가 국가재정으로 처리해야 할 국가사업임을 감안할 때, 학교용지확보비용을 개발사업시행자와 주택분양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선진국 어느 나라에도 없는 부당한 행정인 동시에 국가가 당연히 책임져야할 의무를 회피하는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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