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후임 부총리 '시장 압력'

[내일의 전략]후임 부총리 '시장 압력'

홍찬선 기자
2005.03.08 17:20

[내일의 전략]후임 부총리 '시장 압력'

증시가 이틀째 ‘이헌재 쇼크’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종합주가지수는 가까스로 1000을 유지했지만 코스닥지수는 17일(거래일기준)만에 480대로 주저앉았다. IT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우려와 주가가 단기적으로 많이 올랐다는 부담감이 있던 터에 ‘이헌재 쇼크’가 터짐으로써 울고 싶은데 뺨 때린 것처럼 자연스런 조정에 들어가고 있다.

다만 증시에서는 ‘이헌재 쇼크’보다 ‘후 폭풍’에 더 긴장하고 있다. 이헌재 전 부총리가 중도에 물러난 것만으로는 증시에 그다지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나, 후임 부총리가 누가 오느냐에 따라 증시는 크게 출렁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성장을 중시하는 이 전 부총리보다 분배나 개혁을 강조하는 사람이 후임으로 올 경우엔 가뜩이나 흔들리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내다팔아 주가가 떨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감이다.

8일 증시에서 개혁성향의 L씨가 부총리로 온다는 루머가 나돌면서 종합주가지수는 995.92, 코스닥지수는 476.42까지 급락했던 것도 이런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외국인 4일째 순매도..지수는 1000 턱걸이, ‘시장은 연기금을 믿는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7.22포인트(0.72%) 떨어진 1000.28에 마감됐다. 장중에 1000이 무너지기도 했지만 절묘하게 6일째 1000을 지켜냈다. 프로그램 매매에서 1086억원 순매수했고, 개인들도 하락을 틈타 431억원 매수우위를 나타내 지수 하락폭을 줄였다.

하지만 외국인이 963억원 순매도했다. 이로써 최근 4일 동안 2953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지수 1000’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며 기존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매수가 6539억원에 이르러(매도는 7503억원) 신규매수세와 교체매매 세력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여 외국인의 본격적인 한국 주식 매도(‘셀 코리아’)는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연기금도 356억원 순매도했다. 연기금은 종합주가가 950에 근접했던 지난 2월7일 이후 계속 차익을 실현하며 매도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주가가 단기적으로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물량을 내놓아 과열을 막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런 시각은 지수와 대형우량주가 급락할 때 매수할 수 있는 여력을 키우고 있다는 점에서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코스닥 시장은 싸늘..단기 데드크로스 발생

코스닥종합지수는 13.34포인트(2.69%) 급락한 481.98에 거래를 마쳤다. 500을 회복한 뒤 이틀 동안 19.92포인트(4.0%) 급락하며 5일 이동평균(495.26)과 20일 이동평균(495.34)를 모두 밑돌았다.

특히 5일선이 20일선을 밑도는 단기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 1월3일 5일선이 20일 선을 상향돌파하는 단기 골든크로스가 나타난 이후 처음으로 5일선이 20일선을 밑돈 것이다.

지수가 5일 및 20일 선을 차례로 밑돌고, 단기 데드크로스가 발생하며, 20일 이동평균이 하락세로 돌아서며 장대음봉이 나타나면 본격적인 조정신호로 여겨진다. 코스닥종합지수는 이날 이런 현상이 대부분 나타나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수금이 7일 현재 1조2092억원으로 늘어난 것도 코스닥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IT-대만-외국인이 키”

외국인의 한국 IT 주식 매도가 심상치 않다. 외국인은 이날 LG전자(652억원) 삼성전자(209억원) LG필립스LCD(135억원) 삼성SDI(54억원) 등 IT주식을 순매도했다. 주요 IT주식 순매도 규모가 1050억원으로 이날 전체 순매도 금액(963억원)보다 많았다.

이는 D램 가격의 바닥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대만의 MSCI 지수 편입비율이 오는 5월부터 75%에서 100%로 조정되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종국 삼성증권 상무는 “최근 증시 흐름이 실적을 철저히 확인하고 반영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IT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어 외국인의 매도 초점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상무는 “대만의 MSCI지수 편입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외국인이 한국 IT주식을 팔고 대만 IT주식을 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외국인이 자산배분을 새로 하는 연초 효과가 희석되면서 외국인이 매수보다 매도에 치중하고 있다”며 “경기가 바닥을 찍고 돌아섰다는 것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으며 주가가 더 오르기 위해선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대만의 MSCI지수 편입비율 조정을 앞둔 작년 11월에도 외국인은 한국 주식을 팔고 대만 주식을 샀는데 이번에도 그런 학습효과가 되풀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임 부총리, 누가 되느냐도 관심

시장을 잘 아는 것으로 평가받던 이헌재 전 부총리 후임으로 누가 임명되느냐도 증시에선 초미의 관심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올해부터 경제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현재까지의 관측이지만, 분배와 개혁을 중시하는 사람이 선임된다면 지금까지의 경제정책 방향과 갈등을 빚으면서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증시에도 나쁘게 작용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주도주-주도세력 나올 때까지 대기

한 투자자문회사 사장은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넘어선 이후 주가에 대한 확신이 약해지고 있다”며 “그동안 무시됐던 고유가라든가 환율하락 등의 악재에 민감해지고 있는 터에 부총리 교체문제가 겹쳐 증시는 당분간 조정국면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리플위칭데이가 이틀 뒤로 다가왔고, 후임 부총리로 누가 취임하는지와 1/4분기 기업실적 등을 확인한 뒤 움직이자는 눈치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이다.'부화뇌동 함정', 개미를 쪽박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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