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겹겹 악재에 단기 출렁임
원/달러 환율이 또다시 세자리 숫자로 떨어졌고 두바이유는 사상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게다가 선물옵션 만기일까지 겹쳤다. 혼란스러운데 악재가 점증하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은 견조한 편이다.
원/달러 환율 1000원이 지켜지리라고는 이미 생각지도 않고 있었다, 유가 상승이 어제오늘 일이냐, 이런 식의 반응이다. 선물옵션 만기일임에도 출회될 프로그램 매물도 많아 보이진 않는다. 아직 상승 추세를 믿는 쪽이 많아 '팔자'가 강하지 않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옛 거래소시장)에서 소폭이나마 순매수를 보이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시장 방향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상승세라는데는 의견 일치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흔들림, 혹은 출렁임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늘고 있다. 김한진 피데스증권 전무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데 이는 근본적으로 달러화 약세와 중국 수요 때문이지만 투기 세력도 상당 부분 붙어 있다고 본다"며 "원자재 버블이 붕괴될 경우 단기 충격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차익실현시 단기 충격 예상
김 전무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달러화 약세 및 비달러화 통화 강세가 연동돼 있다고 봤다. 전세계 헤지펀드들이 달러화는 매도하면서 원자재와 아시아 주식 및 통화, 원자재 수출국 주식과 통화를 대거 매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헤지펀드들이 어느 순간 차익 실현에 나서면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아시아 및 원자재 수출국의 주가와 통화가 함께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전무는 "원자재 버블이 언제 붕괴될지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버블이 꺼지면 아시아 증시가 출렁거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원/달러 환율이 970~980원대까지 갔다가 투기적 세력이 가시면서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면 다시 1000원 초반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전무는 "전세계 원자재 가격 지표인 CRB지수가 지난 한 해 11% 올랐는데 올들어 2달간은 12%가 올랐다"며 "이런 상승은 정상적인 것이 아니라고 보며 투기적 세력이 붙었다고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세계 투기자본의 규모가 커지고 메커니즘도 환율과 원자재, 주식이 모두 연계돼 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장기 추세는 상승이라고 보지만 단기적으로 큰 폭의 변동성이 생길 수 있는 위험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 인상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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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 센터장도 단기적인 조정 혹은 출렁임이 예상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이 팀장은 "2분기 들어서면서 악재가 늘어나는 모습"이라며 악재 요인으로 3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환율이다. 최근 아시아 통화의 특징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통화가 엔화보다 상대적으로 더 강하다는 점이다. 이 센터장은 "원/엔 환율이 최근 9.56까지 떨어졌는데 트레이더들은 9.5 밑으로는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따라서 엔/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하지 않는다면 원화 역시 더 떨어지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원과 엔화의 격차가 더 벌어지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엔/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하기 어렵다면 헤지펀드들의 환차익은 이 정도 수준에서 마무리되고 이 경우 단기적인 차익 매물이 나올 수 있다.
둘째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다. 미국은 2월초 금리를 25bp 올렸고 이달말에 또 25bp, 5월초에 25bp를 연속적으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2월초와 이달말까지는 금리 인상 기간이 만으로 약 2개월이었는데 이달말에 올리고 5월초에 또 올리면 금리 인상 기간은 만으로 약 한달로 줄어들게 된다.
아울러 지금까지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초기 국면이라 전세계 유동성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는데 3월말, 5월초에 연속적으로 금리를 올리게 되면 금리 수준이 상당히 올라오게 된다.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국채와 인플레이션이 반영되지 않는 국채인 TIPS의 격차가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높다는 의미다.
이 센터장은 "3월말 미국의 FOMC에서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발언이 나온다면 시장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며 "아직 그럴 가능성은 낮지만 인플레이션 압박이 가중될 경우 한꺼번에 50bp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가 올라가면 원화 절상은 마무리되면서 환율은 단기적이나마 안정을 찾을 것이다. 문제는 환차익을 실현하려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에 따른 주식시장에 충격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IT 경기 회복 시기에 촉각
셋째는 IT 경기다. 지금까지 IT 경기는 올 2분기가 바닥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2분기 중에서도 4월이 바닥이냐 6월이 바닥이냐에 따라 시장 반응은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주요 IT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이 센터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세계 경기가 돌아서 올라오고 있는데 이는 이미 세계 증시에 반영됐다고 본다"며 "더 중요한 것은 세계 경기의 성장세가 어느 속도로 지속되느냐, IT업황은 언제 바닥을 찍느냐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런 3가지 변수들을 감안할 때 2분기 증시가 만만해보이진 않는다는 의견이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상승 추세가 유효하다는 의견들이다. 김영익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장은 "원/달러 환율 세자리숫자는 예상하고 있었다"며 "단기 충격은 되겠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세계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효과가 더 커지면서 환율 하락을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업종도 하반기로 갈수록 세계 경기 호조에 따른 수출 증가 효과가 나타나는 IT와 자동차 등 수출주가 유망하다는 의견이다.
한 증권사 주식선물운용부 부장은 "장기적인 증시 추세는 금리와 관계가 깊다고 본다"며 "현재 금리 3%대면 원금만큼 이자를 벌려면 기간이 33년 걸리고 이는 주가수익비율(PER)이 33배가 돼야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과거 금리가 10%일 때야 원금만큼 이자를 모으려면 10년이 걸리고 이는 PER 10배다. 주식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반영할 경우 적정 PER은 8배로 봐야 한다.
이 부장은 "따라서 요즘처럼 금리가 낮다면 주식시장의 PER 두자리수가 전혀 무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적립식펀드와 국민연금의 주식 매수만으로 올해 국내 수급은 최소 15조원 순매수로 추산되는데 국내 수급이 이 정도 규모로 순매수인 적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저금리로 인한 국내 자금의 이동이 주식시장의 핵심이라고 보기 때문에 환율 등으로 단기 충격은 있을지언정 방향은 상승이라고 본다"는 의견이다.
중요한 것은 단기 충격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고 어쩌면 더 싼 가격에 주식을 살 기회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악재로 인해 조정이 있을 때마다 예상보다 조정이 빨리 마무리돼 매수 기회 잡기가 번번히 어려웠지만 이번은 어떨까. 분명한 사실은 내수 회복의 징조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해외 악재 역시 늘고 있다는 점이다. 잠시 숨고르기가 필요한 시점이되 관망하면서 우량한 저PER주를 선별 매수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오해와 독단의 함정', 큰 수익기회 빼앗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