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금감위원장의 "창조적 파괴"

[기자수첩]금감위원장의 "창조적 파괴"

김익태 기자
2005.03.22 09:12

[기자수첩]금감위원장의 "창조적 파괴"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창조적 파괴'를 자주 언급한다. 기업을 챙겨야 한다는 주문을 할 때 마다 불쑥 튀어나온다.

'창조적 파괴'는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가 경제발전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용어. 슘페터는 관행의 궤도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를 통해 비연속적 발전을 가져오는 창조적 파괴의 과정이 혁신이며, 기업가의 혁신이 경제발전을 낳는다고 분석했다.

윤 위원장이 아시아개발은행(ADB) 근무 시절 중앙아시아의 한 시골 마을을 방문했을 때 일이다. 국내 기업이 만든 에어컨이 그런 오지에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본 그는 "눈물이 날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이어 "신시장을 개척하는 기업들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윤 위원장은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가 최대한 관대해져야 한다"며 "금융기관들이 제대로 자금을 공급하는지도 엄격하게 감독해야 한다"고 말한다. 파격적인 그의 발언은 지난해 12월 금호타이어의 국내 증시 상장 때 확인됐다.

당시 영국 런던과 국내 증시에 동시 상장을 추진했던 금호타이어는 부채비율이 높지 않았으나 부채비율 요건을 맞추지 못해 어려움을겪었다. 상장무산은 중국 난징공장 증설과 톈진공장 설립에 필요한 자금조달 실패를 의미했다.

감독당국은 업계와 증권거래소의 요청을 받아들여 부채비율과 관련한 상장요건을 '상장기업 동업종 평균 부채비율 또는 상장기업 전체 평균 부채비율 중 큰 것의 2배 미만'으로 완화했다. 금호타이어는 상장에 성공했고 현재 중국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혜시비를 낳을 수 있는 사안이었으나 윤 위원장은 일종의 '창조적 파괴'를 택했다. 그는 최근 해외 출장 길에 '한국경제의 힘은 기업'이라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금감위원장의 영역을 넘어선다는 지적이 있으나 한국 경제 혁신의 물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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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태 편집담당 상무

안녕하세요. 편집국 김익태 편집담당 상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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