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일시적 수급 불균형

[오늘의 포인트]일시적 수급 불균형

권성희 기자
2005.03.23 11:54

[오늘의 포인트]일시적 수급 불균형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인플레이션 우려 발언과 3월말 결산을 앞둔 기관 투자자들의 매도, 외국인의 계속되는 '팔자'로 종합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동반 약세다.

23일 시장을 둘러싼 가장 큰 우려는 글로벌 유동성에 관한 문제다. 미국이 인플레이션을 우려, 금리 인상을 계속하면 그간 전세계 증시를 상승시켰던 동력이었던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고 이 경우 자금이 이머징마켓에서 빠져나가면서 주가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이채원 동원증권 자산운용본부 상무는 "글로벌 유동성 장세가 마무리되고 있다는 신호가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와 모기지론 확대로 인해 전세계에 과잉 신용이 공급되면서 자산 가격이 상승하고 이로인해 소비가 촉진되면서 경제가 성장했는데 미국의 계속된 금리 인상으로 이 사이클이 끝난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이다.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면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에서 조정이 예상된다"고 이 상무는 말했다. 아울러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제값 찾기 차원의 리레이팅 역시 마무리 단계"라며 "지금은 리스크 관리를 하면서 기본으로 돌아가야할 때"라고 말했다.

중국 역시 경제 성장 속도 조절을 위해 긴축을 계속할 것으로 보여 글로벌 환경 측면에서 주가가 쉽게 오르진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따라서 시장 전체적으로 많이 오르지 못하고 업황과 실적, 밸류에이션이 뒷받침되는 종목 중심으로 차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조정의 또 다른 빌미는 수급상 매수세가 부진해졌다는 점이다. 외국인이 15일째 연속 순매도 중이고 기관도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 외국인 매도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이에따른 달러화 약세 종결을 예상한 핫머니들의 이탈 및 주가가 많이 오른데 따른 단순 차익 실현이라는 의견이 많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지만 중장기적으로 크게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

최권욱 코스모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을 만나봤는데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많이 올라 조정을 예상했고 원자재 가격 상승과 통화 절상으로 인한 타격을 좀 걱정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증시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중국에 대한 비중을 늘릴 때 중국에 대해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는 중국과 가깝고 중국 투자도 많은 한국 기업을 통해 비중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다들 갖고 있었다는 지적이다. 최 대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부 차익 실현을 하고 있지만 큰 자금, 장기 자금들은 거의 안 움직이거나 오히려 더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 연기금의 펀드매니저도 "외국인 매도가 좀 부담스럽긴 하지만 그동안 많이 팔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외국인 매도가 추가로 대거 유출돼 시장을 떨어뜨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장이 조정을 받는 이유 중의 하나는 외국인이 파는데 국내 기관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투신사 주식운용본부장은 "증권사들이 3월말 결산을 앞두고 주식을 계속 팔고 있는데다 M&A와 합병 등에 대한 자금 마련 차원에서 주식을 팔고 있는 곳도 있어서 국내 기관도 매도 우위"라고 전했다.

또 "어떤 종목의 경우 투매가 나오면서 PER 2배 정도까지 밀리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종합지수 950 정도면 가격 조정은 거의 다 온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사실 조정을 많이 받은 것 같지만 아직도 960"이라며 "투자심리가 강한 것은 아니지만 크게 하락할만한 폭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위에 소개한 연기금의 펀드매니저도 "대형주를 보면 더 떨어질만한 여지가 별로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 50만원, LG필립스LCD 4만원이면 살만한 가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글로벌 유동성이 상당폭으로 축소되지 않는다면 하락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많이 오른 종목의 경우 가격 조정이 좀 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몇 개월전만 해도 전세계적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분위기였는데 순식간에 인플레이션을 고민하는 상황이 됐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한 글로벌 유동성 축소 가능성을 빌미로 조정을 설명하는 분위기다. 코스모투자자문 최 대표는 "지난해에도 디플레이션이나 더블딥(이중 경기 침체) 등이 얘기되는 가운데서 주가가 이만큼 올랐다"며 "단기적으로 투자심리는 좋지 않으나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위에 인용한 투신사 주식운용본부장 역시 "미국의 금리가 올라갈 때 국내 증시가 하락한 적이 없었다"며 "오늘 투매도 많이 나오고 하지만 별로 팔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긍정적 관점을 유지하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 인상, 유가, 환율 등 글로벌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만큼 단기적인 조정은 예상하는 분위기다. 이런 악재를 압도할만한 경기 회복세와 기업 실적이 나와주지 않는다면 지지부진할 것으로 전망들이다. 그나마 주가가 떨어져 저가 메리트가 생기면 국내 수급에서도 '사자'가 나온다는 점이 위안이다. 따라서 과거처럼 종합지수가 1000까지 올랐다 700으로 곤두박질치는 그런 최악은 없을 것이란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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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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