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은행수수료는 '봉'인가

[기자수첩]은행수수료는 '봉'인가

김진형 기자
2005.03.24 10:12

[기자수첩]은행수수료는 '봉'인가

 며칠전 국민은행으로부터 급한 전화를 받았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자동화기기 이용수수료를 낮추겠다는 보도자료를 보냈다는 것이었다. 내용을 보니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안되는 부분들이 있었다.

첫째는 인하의 배경이고 둘째는 인하시기였다. 현재 수수료가 아직 원가의 34.2%에 불과하지만 공익성을 중시해 이같이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시행시기는 5월~6월 사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도 밑지고 있지만 더 손해보겠다는 얘기고 아직 시행시기도 결정되지 않았지만 어쨋든 인하하겠다고 먼저 발표한 셈이다. 더욱이 국민은행이 지난해 수수료 현실화를 추진해 왔었다는 점에서 느닷없는 인하결정은 더욱 납득키 어려웠다.

바로 금융감독원이 이달초 은행자동화기기 이용수수료를 인하토록 유도하겠다고 발표한데 대한 화답이다. 국내 최대은행이 먼저 나섰으니 다른 은행들도 조만간 비슷한 조치가 나올 것임은 뻔하다.

 은행자동화기기는 서민들이 많이 사용한다는 점에서 '금융의 시내버스'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또 은행은 대중으로부터 예금을 받고 예금을 인출, 이체, 결제하는 독점적 권리를 부여받은 기업이다.

그래서 현금의 입출금은 사실상 공공서비스로 봐도 무방하다. 만약 은행이 기본적이고 대중적인 서비스인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돈을 번다면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자동화기기 이용수수료가 원가에 턱없이 못미친다면 다시 생각해볼 문제다. 공공수단 시내버스에 무조건 적자를 요구할 수 없듯 은행서비스도 공공성을 이유로 무조건 출혈을 요구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게다가 수수료 인하의 과정이 감독당국의 구태의연한 '팔 비틀기'라면 곤란하다. 은행권이 독점적 권한을 이용해 담합을 한다면 정부가 개입해서 시정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는게 맞다.

자율적으로 놔두면 절대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할 수 있지만 이미 영업시간 이후에도 현금인출 수수료를 받지 않는 은행이 있고 미성년자나 노약자에게 수수료를 할인해 주고 있는 은행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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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금융부장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진형 금융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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