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만中企 '작지만 매운 고추'

[기자수첩]대만中企 '작지만 매운 고추'

김희정 기자
2005.03.25 11:09

[기자수첩]대만中企 '작지만 매운 고추'

대만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세계 4대 박물관에 꼽히는 고궁박물관은 필수 코스다. 타이베이 동북부 양명산 기슭에 자리잡은 국립고궁박물관은 국민당이 대만으로 퇴각하며 가져온 70만점의 보물로 가득 채워져 있다. 3대에 걸쳐 조각했다는 코끼리 상아 조각공 안에는 360도로 회전하는 일곱개의 공이 겹겹이 들어차 그 섬세함에 눈을 의심할 정도다.

인구 2260만명에 국토는 남한 면적의 1/3에 불과한 대만.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은 바로 대만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은 1만4000달러를 넘었고 외환보유고 역시 2460억달러로 한국을 넘어섰다. 대륙의 입김에 통상국이 20여개 안팎에 불과한 국제 고아지만 정교함과 자존심 만큼은 대륙에 뒤지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대만은 '중소기업형 경제'라 일컬어질 정도로 중소기업 비중이 크다. 특히 제조기업 수출액은 중소기업이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한국처럼 특정 기업에 자금을 지원한 예가 많지 않다. 정부의 지원이 금융보다 조세정책에 치중해 특정기업이 금융혜택을 받아 빠르게 규모를 키우기 어려웠던 것이다.

대만의 중소기업은 자기 사업을 갖는 것을 높이 평가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유연성을 경쟁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대기업의 하청 계열화되지 않고 하청 관계에 있다해도 한 기업에 종속되지 않아 말 그대로 작지만 강하다. 대만의 실리콘 밸리로 불리는 신죽과학공업원구는 이러한 중소기업들을 주축으로 첨단 IT산업을 견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대만 중소 IT기업의 경쟁력을 눈여겨 보고 지난 22일 작년에 이어 타이페이에서 SMS(Samsung Mobile Solution)포럼을 열었다. 작지만 날쌘 대만의 모바일 기기 업체들을 삼성의 우산 아래 포섭해 공동 전선을 구축하고 세계 유일의 토탈 모바일 솔루션 제공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진다는 전략이다.

황창규 사장은 이날 "대만은 신기술과 신제품 트렌드를 공유하고 모바일 반도체 시장을 끌어나가기에 적절한 시장"이라며 "중국 대륙 진출을 위한 교두보라는 점에서도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대만 기업들이 자체 브랜드가 빈약하고 디자인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삼성 배우기에 적극 나서고 있어 삼성의 윈윈(Win Win)전략은 그 시기도 적절하다. 대만 중소기업의 유연성과 신속성이 모바일 중심으로 신(新) IT패러다임을 주도하려는 삼성과 만나 일으킬 지각변동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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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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