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배부른 소리마세요"

[기자수첩]"배부른 소리마세요"

유일한 기자
2005.04.07 09:16

[기자수첩]"배부른 소리마세요"

6일로 예정됐던 오리온전기의 관계인 집회가 다시 3주 연기됐다. 최대채권자인 서울보증보험이 매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채권단 모임인 오리온전기CRV가 당장 판을 깨기보다 시간을 두고 '한번만 더 생각해보자'며 제안한 것이다.

서울보증은 지난달 30일 1200억원에 매각키로 한 정리계획안 승인을 6일로 미뤘으며 다시 3주 연기해 이기간 객관적인 정밀실사를 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보증이 가장 불만인 것은 지난해 두 차례 있던 실사에서 회사가치가 급락했다는 점이다. 4월 매각주간사 실사때 1691억원이던 게 큰 악재없이 10월에 1194억원으로 줄었다는 것. 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라는 첨단사업의 가치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공정하게 실사해 제값 받겠다는 입장이다.

오리온전기관계자는 이에 대해 "배부른 소리"라고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운영자금이 없어 매각이 안되면 청산에 들어갈 판에 뜸을 들여가며 매각가를 올리는 것은 상황에 맞지 않는다는 것. 또 "다시 실사해도 매각 가격이 올라간다는 보장이 없다"고 반박했다.

4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오리온전기를 잘 매각해 국민의 혈세를 최대로 확보하려는 서울보증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된다. 그러나 이번 건은 다르다. 서울 강남의 부동산도 수요가 많을 때 얘기다. 사려는 사람이 줄면 가격은 떨어지기 마련. 하물며 스스로 "회생이 급선무"라고 밝히는 한계기업의 매각은 한발 양보하는 게 우선 아닐까.

오리온전기를 사려는 인수자는 현재 매틀린 패터슨 펀드 혼자다. 애초 인수의사가 있었던 효성, 코오롱은 한번 들여다보더니 더이상 나가지 않았다.

매각에 관여한 관계자는 "매틀린은 앞으로 3주까지만 기다릴 것이다. 그 이상은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27일이면 오리온전기의 운명은 판가름난다. 더불어 직원 1700명, 하청업체 직원 600명의 운명도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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