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어디에도 있는 포르노
수사당국이 최근 주요 포털사이트 성인콘텐츠 운영자를 불구속 기소하는 등 유무선 성인 콘텐츠에 대한 강도높은 단속에 들어가자, 관련 포털 및 콘텐츠 업자들이 '정확한 가이드라인도 없는 수사'라며 크게 반발하는 등 '온라인 성인물 규제'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논란의 쟁점은 인터넷 성인물들의 '내용 및 노출 수위'를 어디까지로 규정하느냐는데 몰리는 것 같다. 수사당국은 "인터넷 성인물 콘텐츠의 음란 정도가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시각인데 반해, 콘텐츠사업자들은 "이미 영상물등급위원회와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심의를 이미 거친 성인 비디오를 인터넷으로 재현했을 뿐인데 왜 불법 음란물로 모느냐"는 항변이다.
사실, 수사당국이 내세운 논리대로 예전에 비해 성인물들의 내용과 노출 수위가 위험 수준을 넘어선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청소년들의 접근성 측면에서도 비디오 가게에서 빌려보는 성인 애로물과 무한한 전파성을 가진 인터넷 콘텐츠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한다는 것도 무리다.
그러나 정작 따져봐야할 것은 '청소년들의 주된 음란물 접촉경로가 성인물이냐'는 점이다. 부모나 인터넷 자동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번호를 도용해 성인물에 접속하는 청소년들이 얼마나 있겠냐는 점도 의문이지만, 대부분의 성인물들이 유료라는 점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반면, 청소년들이 자주 애용하는 P2P나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접속하면, 아무런 실명인증과정 없이도 쉽게 음란물들을 접할 수 있다. 내용면에서도 '수간', '그룹섹스', '몰카 비디오' 등 온라인 성인물과는 비교할 수 없는 '하드코어 포르노' 일색이다. 심지어 취재과정에서 상대적으로 포르노에 대해 관대한 미국에서조차 엄격히 규제하는 '아동 포르노'물도 다수 검색돼 충격을 줬다.
현재 검찰과 성인 콘텐츠의 '노출 수위'를 놓고 옥신각신하고 있는 지금, 이같은 하드코어 음란물들은 이번 검찰 수사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청소년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인터넷 음란물이 청소년들에게 막대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수사당국이 '음란물과의 전쟁'을 선언한 것까지는 환영할 만 하지만, 단속하기 쉬운 성인물들에만 애꿎은 칼을 휘두른다는 지적도 이 때문에 나온 것이다.
수사당국을 포함한 범정부 차원의 청소년 음란물 접촉 실태에 대한 보다 면밀한 분석과 효율적인 대책이 절실하다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