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신임 건교장관과 집값
정부는 추병직 신임 건설교통부 장관에게 '투기와의 전쟁' 야전사령관을 맡겼다. 추 신임 장관은 직전 국민정부 시절 주택건설경기 부양을 주도했던 주인공이다.
청와대의 의중은 묶은 사람이 풀라(결자해지)는 뜻으로 해석되지만 부양책을 주도한 사람이 집값을 잡을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의 눈초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추 장관도 이를 의식, 취임 일성으로 '집값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내세웠다. "정책은 경기상황에 따라 부양책을 사용할 수도 규제책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라며 "집값이 안정될 때까지는 규제책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사령탑 교체에 시장이 곧바로 반응하는 것은 아니지만 추 장관 취임 1주일 동안 재건축 아파트값(부동산 114자료)은 강남구 1.49%, 강동구 1.74%, 서초구 1.20%, 송파구 1% 등으로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등 부동산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재건축'과 '판교'의 영향을 받는 일부 지역의 국지적 불안쯤으로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언제나 이들 지역이 전국 집값 상승의 진원지였다는 점에 그 심각성이 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미래형` 규제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그동안의 집값과의 전쟁에 화력을 집중, 신임 사령관이 쓸 탄환이 떨어진 것이다.
정부는 가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취득ㆍ등록세(신고지역), 양도세(투기지역)를 실거래가로 부과하고 수익성을 떨어뜨리기 위해 개발이익환수제, 소형평형의무비율 등을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오불관언'이다.
이렇다면 주택정책의 기조를 바꿔야 하지 않나 싶다. 일방적인 규제에서 물가상승률 수준의 관리쪽으로 말이다.
'두더지 잡기'식 규제는 시장질서만 더욱 왜곡시킬 뿐이다. 과잉 부양의 부작용도 크지만 과잉 규제의 폐해도 그만큼 크다는 사실은 추 장관이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