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삼성·LG 강타한 환율
주우식삼성전자전무는 지난 15일 기자들과 가진 1/4분기 실적 브리핑에서 "작년 1분기와 비교할 때 환율 하락으로 9000억원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2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대한 투자자들의 실망을 다독거리는 차원에서 기억도 가물가물한 12개월전 실적과의 비교를 감행했을 터다. 통상 3개월전의 수치와 비교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렇다쳐도 9000억원은 이번 영업이익 2조1500억원의 41.9%나 차지한다. '서프라이즈'를 제공했던 휴대폰 부문 이익 8400억원보다 훨씬 많다. 뒤집으면 환율만 떨어지지 않았다면 3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을 것이라는 얘기와도 통한다. 이쯤되면 '기술과 디자인 개발, 혁신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라는 구호가 무색해진다.
같은날 경남 창원의 가전 공장에서 이영하LG전자부사장은 "가전 제품 가격 인상을 (실무진들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환율과 유가 등을 합쳐 20%의 원가상승 압력이 있어 적당한 수준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 새로운 기능을 첨가하면서 가격을 올리지 않고 이처럼 환율이라는 외부 변수를 주요 이유로 드는 것은 것은 이례적이다. 가격은 소비자에게 가장 민감한 이슈.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올려야할 정도로 환율의 위력은 큰 상황이다. 1분기 실적 역시 큰 기대는 힘들다.
이 부사장은 원화 강세의 대안으로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늘리겠다"고 했고 주 전무는 "달러자산을 줄이고 유로화 결제를 늘리겠다"고 답했다.
현재 환율은 1022원. 1000원이 깨진다는 전망, 더이상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하다. 수출이 많은 전자, 가전업체들은 언제 걷힐 줄 모르는 짙은 안개속을 헤매고 있다. "아무리 잘한다한들 손을 벗어나있는 환율이 도와주지 않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