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7월에 발가벗는 창투사

[기자수첩]7월에 발가벗는 창투사

김현지 기자
2005.04.19 09:58

[기자수첩]7월에 발가벗는 창투사

오는 7월1일부터 창업투자회사의 투자실적과 자산현황, 조합결성 내용, 조합해산 수익률, 인력구성을 비롯해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의 투자실적 등이 모두 공개된다. 창투사의 잃어버렸던 신뢰를 되찾기 위한 조치다. 창투사는 검은 돈의 온상이라든가 주가조작, 또는 ‘먹튀(먹고 튀기)’의 양성지라는 오명을 벗고, 건강한 벤처생태계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창투사 공시는 일반공시와 의무공시, 임의공시 등 세 가지로 나뉘게 된다. 일반공시는 실적결산 공시 등이고, 의무공시는 중기청에서 지적받은 각종 법규위반 사항에 대한 공시다. 임의공시는 창투차의 홍보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공시다.

그간 창투업계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사람들에게는 의무공시와 일반공시가 반갑게 느껴진다. 창투사가 자사 계열사나 관계사에 투자하거나 투자금지 업종에 투자하는 등 각종 법률을 위반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창투사 공시라는 유례없는 제도를 도입하는 데 앞서, 과연 잘 될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지금 창투업계의 실적이나 ‘폐쇄적’ 문화를 생각할 때 그렇다. 103개 회사가 벤처캐피탈협회 회원으로 등록돼 있지만, 제대로 활동하는 회사는 30여 개에 불과하다. ‘창투업’을 하겠다고 신고한 업체가 그보다 훨씬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대로 운영하는 창투사가 얼마나 될 지 의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몇 퍼센트가 공시에 제대로 응하려고 할까.

또 업계 종사자들이 받을 ‘공시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고, 불만도 많이 터질 것 같다. 창투업계는 공개되는 것에 대해 전혀 익숙하지 못한 곳이기 때문이다. 요새 창투업계를 취재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그런 건 왜 물어보는 거죠”다. “우리가 대답해야 할 의무라도 있습니까”라는 항의도 한다.

그래도 창투사 공시 시스템은 필요하다는 데 업계가 동의했다고 한다. 창투업계 종사자라면 보는 눈빛이 달라지는 문화부터 고쳐야 한다는게 중론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제대로 공시시스템이 정착되도록 함께 애쓰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지 조심스레 기대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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