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부, 해외건설수주 관심은 있나?
지난 16일 이란 남부 아쌀루에. 중동 특유의 무더위는 아직 아니지만 오전부터 40도를 웃도는 가운데 이 곳에서 이란내 최대 규모의 유전개발사업인 사우스파 가스처리시설 4·5단계의 준공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례적으로 하타미 이란 대통령까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란 정부에서는 이밖에도 장가네 석유성 장관과 국회의장 등 거물급들이 총 출동했다. 사우스파 유전사업에 대한 이란 정부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면 정작 시공을 담당한 우리나라 정부측 참석자는 주 이란대사와 현지에 파견된 건교관, 행사 일정에 맞춰 함께 온 수출입은행 관계자 등 3명뿐. 아무리 둘러봐도 해외건설 수주를 지원하는 산업자원부나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눈에 띄지 않았다.
이란 사우스파 프로젝트는 그동안 5개 공구(1∼10단계)의 발주가 완료됐다. 이 가운데 국내 건설사들이 무려 4곳에서 공사를 마쳤거나 수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최소 15단계에서 최대 25단계까지의 추가 발주될 예정이다. 금액으로만도 최대 250억달러에 달한다.
최근 중동 산유국들이 고(高)유가시대를 맞아 유전개발을 위한 플랜트공사를 앞다퉈 발주하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나 UAE 등 일부 국가들의 경우 우리 업체들을 제외한 채 특정 국가 기업에게만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나마 최근에는 우리 업체에게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일본이나 현지업체들이 덤핑 입찰에 나서면서 수주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이란 사우스파 프로젝트는 우리 업체 입장에선 상당한 기회를 제공받는 편이다. 이란 정부 역시 우리 업체들에게 상당한 호감을 가지고 있음을 현지 분위기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우리 정부가 이 같은 전후 사정을 조금이라도 인식했다면 이란 대통령까지 참석한 이번의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 정부의 외교적 지원 노력이 얼마나 허술한 지를 보여준 사례가 됐다. 단순히 립서비스로만의 지원은 있으나마나다. 발로 뛰고 몸으로 실천하는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