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국찾는 세계 금융기관 CEO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금융회사인 ABN암로가 5월9일~11일 서울에서 아시아-태평양 전략회의를 갖는다. 이 전략회의에는 본사 회장과 부회장을 비롯해 주요한 경영진이 모두 참석한다. ABN암로가 아시아 전체 전략회의를 서울에서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경희 ABN암로 서울지점 대표는 "아시아 전략회의를 홍콩이나 싱가포르 또는 베이징이나 상하이가 아니라 서울에서 개최한다는 것 자체가 ABN암로에서 한국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에는 프랑스에 본사를 둔 BNP파리바의 미셀 페베로 회장이 3년만에 한국을 찾아 당국 인사들과 제휴 파트너인 신한금융지주의 관계자들을 만나고 돌아갔다.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믿으며 한국에서의 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란 메시지를 남겼다.
세계적인 금융회사의 회장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 굳이 한국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지난해 9월에 한국을 방문했던 미셀 틸망 ING그룹 회장의 대답에서 찾을 수 있다.
틸망 회장은 올 2월초 고위급 간부 200여명과 함께 비디오 콘퍼런스를 가진 자리에서 "ING그룹이 현재 가장 집중하고 있는 시장은 동유럽이 아니라 아시아인 것 같은데 이유가 무엇인가"란 질문을 받았다. 틸망 회장은 "동유럽 모든 국가에서 발생하는 ING 수익을 모두 합해도 한국 한 나라에서 나는 수익만 못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한국의 금융시장에 대해 세계적인 금융회사들이 주목하고 있다. 중국이 전세계 제조업 단지로 부상할 때 중국에 붙은 한국은 지리적 이점과 혹독한 구조조정를 통한 체질 강화, 축적된 자본 등을 배경으로 금융산업이 융성할 것이란 계산이다.
외국인 눈으로 볼 때 한국 금융시장은 먹을 게 많은 잔치상과 비슷하다는 말이다. 이 대목에서 의문이 가는게 있다. 국내 금융회사들은 발빠른 외국 금융회사들에 대응할 준비를 갖췄는가 하는 점이다. 혹 한국 경제 비관론에 빠져 몸만 사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