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IT의 복수..혹은 신기루?

[내일의 전략]IT의 복수..혹은 신기루?

이상배 기자
2005.05.16 18:36

[내일의 전략]IT의 복수..혹은 신기루?

역사상 최고의 공상과학(SF) 대하서사 영화로 꼽히는 '스타워즈' 시리즈. 그 완결편인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의 국내 개봉(26일)이 10일 앞으로 다가왔다.

에피소드 1~3보다 먼저 제작돼 1977년 선보인 <에피소드4: 새로운 희망>과 2002년 나온 <에피소드2: 클론의 습격>이 이번 에피소드3를 통해 연결된다.

지난 1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사회를 가진 에피소드3는 스토리와 액션씬의 긴장감이 역대 스타워즈 시리즈 중에서도 '백미'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동안 <반지의 제왕>에 밀려 최고의 대하 서사물 자리를 내줘야 했던 스타워즈가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라는 제목에 걸맞게 왕좌를 되찾을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재밌는 것은 1983년 개봉된 <에피소드6: 제다이의 귀환>의 제목이 처음에는 <제다이의 복수>였다는 것이다. 조지 루카스 등 제작진은 마지막 순간에야 '제다이'(기사단)가 율법상 복수가 금지돼 있다는 것을 상기하고, 제목을 '제다이의 귀환'으로 고쳤다고 한다.

요즘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IT주의 복수'가 시작될지가 최대의 관심 거리다. 최근 삼성전자 등 대형 정보기술(IT)주들이 주도력을 회복하면서 IT주가 굴뚝주에 대한 복수를 시작한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지난해말 IT주가 약세를 보이고 원자재, 유틸리티, 에너지 등 구경제 관련주들은 강세를 보이는 현상을 두고 제프리 R. 커리 골드만삭스 글로벌 원자재 조사부 전무는 '구경제의 복수'(Revenge of the old economy)’라고 표현한 바 있다.

당시와 반대로, 최근에는 중국의 위안화 절상 등이 거론되면서 구경제 관련주들이 약세를 보이고 IT주들이 장세를 주도하는 상황이다.

IT주가 대표 업종의 위상을 되찾고 다시금 강력한 주도주로 부상할지에 주식시장의 운명이 달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최근 IT주의 급부상에 대해 단순한 기대감에 따른 것일 뿐 실체없는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IT주의 복수, 실체는 있나?

16일에도 IT주들이 주식시장 상승을 이끌었다.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5.85포인트(0.63%) 오른 929.04로 장을 마쳤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757억원, 195억원 매도 우위였다. 반면 기관이 1013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수가 기관 순매수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IT주를 집중 매집한 반면 주요 소재주들은 매도했다. 이에 따라 IT주와 소재주의 명암도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주말보다 1.35% 오른 48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LG전자와 삼성SDI는 각각 1.9.2%, 1.37% 올랐다. LG필립스LCD는 0.19% 오르며 보합권에 그쳤지만, 장중 5만28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반면 소재주의 대표격인 포스코는 외국인의 매도에 짓늘려 전날보다 2.23% 떨어진 17만5500원에 장을 마쳤다.

민후식 동원증권 연구위원은 "256메가 D램 현물가격이 2.2~2.3달러 수준으로 바닥에 근접했다"며 "3/4분기 정도 바닥을 찍고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 IT주에 대해 선취매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승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대만업체들에 대한 노트북과 마더보드 주문량 등을 살펴보면 올해 IT업황이 당초 예상만큼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IT시장의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둔화되기는 하지만, 부정적인 영향은 대부분 반영됐다"며 "기대수준이 낮아진 상황인만큼 생각보다 좋은 신호들이 계속 나온다면 IT주들이 힘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소비경기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IT경기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이민희 동부증권 수석연구원은 "전세계 소비경기를 보면 IT경기도 하반기에 그다지 좋아지는게 없다"며 "여전히 공급초과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에 IT제품의 가격도 오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PC 교체시기 역시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운용체계(OS) '롱혼' 등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는 내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장득수 태광투신운용 상무는 "최근 나스닥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시장에서 IT 경기가 하반기부터 좋아질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그러나 하반기부터 IT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때가 오긴 했는데...

박경일 미래에셋증권 선임연구원은 "IT업종이 글로벌 경기와 상관없이 움직일 수 있느냐는 문제를 생각해봐야 한다"며 "본격적인 랠리로 보기는 아직 이르고, 일단 박스권으로 보고 신중하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40:30:20의 틀에서 벗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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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장입니다. △2002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2002년 머니투데이 입사 △청와대, 국회, 검찰 및 법원, 기재부, 산자부, 공정위, 대기업, 거래소 및 증권사, IT 업계 등 출입 △2019∼2020년 뉴욕특파원 △2021∼2022년 경제부장 △2023년∼ 정치부장 △저서: '리더의 자격'(북투데이),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비즈니스북스·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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