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공을 끝까지 봐라"

[내일의 전략]"공을 끝까지 봐라"

이상배 기자
2005.05.27 17:56

[내일의 전략]"공을 끝까지 봐라"

야구 배구 탁구 테니스... 구기 종목이라면 어디나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팁이 있다. "공을 끝까지 봐라"는 것이다. 공이 달려들 때 끝까지 공을 주시하는지 여부가 고수와 하수의 차이를 낳는다.

최근 미국 소프트패치(일시적 경기둔화) 장기화에 대한 우려감이 잦아들고 있다.

미국의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5%로 시장 컨센서스(3.6%)를 밑돌았지만, 추정치 3.1%보다는 크게 높았다. 내구재 소비가 한몫했다. 에렌크란츠 킹 누스바움의 배리 하이먼은 "1/4분기 GDP는 소프트패치에 대한 우려감을 완화시키기에 충분했다"고 평가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가 급격히 둔화될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상당부분 완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가가 60달러까지 급등하지만 않는다면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져들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전종우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5월 들어 유가가 둔화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소비경기가 재확장함에 따라 2/4분기부터 경기둔화 폭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들이 바닥을 향해 가고 있는데, 만약 8~9월 저점을 찍는다면 주가는 지금부터 오르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국제유가는 최근 4일 연속으로 올랐다. 26일(현지시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7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3센트 오른 51.01달러로 마감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줄었다는 소식이 이틀째 유가하락을 이끌었다. 라파엘 라미레즈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최근 "6월 OPEC 회의에서 감산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중장기적인 소비조정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소비조정은 장기적으로 불가피한 문제라는 점에서 여전히 소비가 강하다는 것을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며 "2/4분기에도 소비가 강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데, 그만큼 이후 소비조정의 강도가 쎄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미국 등 글로벌 경기의 흐름을 차분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주식시장이 몇몇 거시지표에 따라 일희일비하고 있는데, 이는 투자심리가 그만큼 취약하다는 것을 뜻한다"며 "반드시 펀더멘털 환경에 대한 점검이 선행되야 한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매수의 홍수

유가증권시장이 홍수처럼 밀려온 프로그램 순매수에 떠밀려 960선으로 올라섰다.

27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7.00포인트 (1.80%) 오른 960.91로 장을 마쳤다. 2주 연속 양봉을 그리면서 60일선(960.35)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거래대금은 2조875억원으로 6일만에 2조원을 웃돌앗다.

이날 프로그램 순매수 규모는 3175억원에 달했다. 차익에서 1294억원, 비차익에서 1880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오전 10시30분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 매수가 갑자기 불어났다. 이 때문에 베이시스가 0.3포인트 이상의 콘탱고로 호전되면서 프로그램 매수가 빠르게 유입됐다. 장중 고점 962.9를 한계로 더이상 오르지는 못했으나 오후장 내내 60일선 부근에서 오르 내렸다.

미래에셋증권 이 센터장은 "미국 주요 경제지표들의 바닥은 4/4분기 정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주가는 7~8월은 되야 오르기 시작할텐데, 당장 랠리를 기대하는 것은 다소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 연구원은 "수급적인 측면에서 5월말을 기점으로 대만시장에 대한 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편입비중 조정작업이 마무리될 것"이라며 "6월부터는 외국인 매수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국내증시가 점진적으로 상승폭을 확대해 나가는 시도가 가시화될 것"이라며 "박스권에서 계단식 상승 국면으로 넘어가는 시점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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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장입니다. △2002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2002년 머니투데이 입사 △청와대, 국회, 검찰 및 법원, 기재부, 산자부, 공정위, 대기업, 거래소 및 증권사, IT 업계 등 출입 △2019∼2020년 뉴욕특파원 △2021∼2022년 경제부장 △2023년∼ 정치부장 △저서: '리더의 자격'(북투데이),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비즈니스북스·공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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