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김우중과 삼성전자

[내일의 전략]김우중과 삼성전자

이상배 기자
2005.06.13 18:07

[내일의 전략]김우중과 삼성전자

내일은 '빅데이'다. 김우중(69) 전 대우그룹 회장이 5년8개월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다. 또삼성전자는 1조9200억원 어치의 자사주 매입을 시작한다.

김 전 회장은 내일(14일) 오전 5시50분 귀국할 예정이다. 한때 재계 3위 그룹의 총수였지만, 지금 그의 귀국은 지극히 정치적인 이슈가 돼 버렸다.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는게 중론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단지 시민의 입장에서 그의 귀국을 지켜보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은 단연 증시 최대의 화두다.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에 대한 외국인의 대응이 이후 주식시장의 향배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김 전 회장이 종적을 감춘 지난 1999년 10월 단 3조원에 불과했던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5년8개월이 지난 지금 73조원으로 불어났다.

김 전 회장이 한국을 떠난 99년 10월 당시 2조원대였던 옛 대우 계열 10개 상장사들의 시가총액도 현재 11조원대로 커졌다. 그러나 LG필립스LCD(16조원)나 SK텔레콤(15조원) 등 타 그룹 계열사들의 시가총액을 고려할 때, 과거의 명예에 비할 바는 아니다.

99년 해체될 당시 25만명의 직원을 거느렸던 옛 대우 계열사들의 종업원수는 현재 8만명 규모도 줄었다. 한때 자산총액에서 삼성그룹을 앞섰던 대우그룹의 전 총수는 귀국을 앞두고 어떤 생각이 들까?

41조원 규모의 분식회계와 9조원대 사기대출 등 혐의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 못지 않게 그가 가져올 정치적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의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사장은 "외국인이 대규모 매도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외국인들도 삼성전자의 이익 모멘텀을 고려할텐데, 3/4분기 이익 개선이 예상되는 시점에 주식을 공격적으로 팔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임원은 "자사주 매입기간에 외국인이 오히려 살 가능성도 있다"며 "현재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이 54%로 과거에 비해 낮은 상태라는 점을 볼 때, 외국인의 매도 물량은 이미 대부분 정리된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이원일 하나알리안츠투자신탁운용 상무는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외국인은 이번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역시 매도기회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도 탄력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양경식 대신증권 수석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매와 주가 방향은 자사주 매입 자체가 아니라 실적전망에 따라간다"며 "다음달 발표된 삼성전자의 2/4분기 실적이 전분기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높고, 3/4분기에도 순이익이 추가로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1000 문턱에서 '판단중지'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불과 1포인트 앞에다 두고 되돌아갔다.

13일 코스피시장(옛 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주말(10일)보다 0.30포인트(0.03%) 내린 990.49로 장을 마쳤다. 거래대금은 2조1165억원.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999.36포인트까지 오르며 1000선 재탈환을 시도했지만, 개인 등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990선으로 되밀렸다.

외국인은 304억원 어치를 순매수했고, 기관도 52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개인만 172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한가람투자자문 박 사장은 "5월 이후 IT주에 대한 숏커버링(매도 포지션 정리)이 이뤄지면서 주가가 오름세를 보였는데, 이제는 숏커버링이 일단락된 것 같다"며 "다만 기관들은 자금이 들어오는대로 주식을 사들이면서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장기금리 하락에 대해 시장 참여자들의 판단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대해서도 판단이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환율이나 원자재 가격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가 '판단 중지' 상태이기 때문에 베팅을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당분간 좁은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외국계 운용사 임원은 "역사적으로 볼 때 지금 주식은 과도하게 낮은 위험 프리미엄을 적용받고 있다"며 "금융시장이 그만큼 주식을 사랑한다는 뜻인데, 그 사랑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이사)은 "미국을 중심으로 전세계 장기금리가 내림세를 보이면서 유동성이 풍부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도 9월쯤 바닥을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적으로 지수에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쉬었다 6월 이후에 크게 오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상배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장입니다. △2002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2002년 머니투데이 입사 △청와대, 국회, 검찰 및 법원, 기재부, 산자부, 공정위, 대기업, 거래소 및 증권사, IT 업계 등 출입 △2019∼2020년 뉴욕특파원 △2021∼2022년 경제부장 △2023년∼ 정치부장 △저서: '리더의 자격'(북투데이),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비즈니스북스·공저) 등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