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카드특감과 벤처P-CBO감사

[기자수첩]카드특감과 벤처P-CBO감사

김양현 기자
2005.06.24 08:17

[기자수첩]카드특감과 벤처P-CBO감사

 신용카드대란과 기술신용보증기금 벤처 프라이머리-CBO부실보증은 닮은 꼴 사건이다. 둘 다 세계경기 침체, 증시침체로 내리 꽂히는 경기를 신용카드와 벤처에 의해 무리하게 떠받치고자 했던 거품정책의 소산이다. 카드대란에 신용위험관리를 무시한 카드사의 '오버'가 있었다면 벤처 P-CBO부실에는 사전심사와 사후관리에 소홀한 기보의 '오버'가 있었다. 카드대란 때는 주무 감독부서인 금융감독위와 금융감독원의 감독소홀이 있었다면 기보 부실은 주무 감독부서인 재정경제부의 감독소홀이 있었다.

 그러나 두 사안에 대한 감사원 감사의 평가와 조치는 판이하게 다르다. 카드특감때와 달리 벤처 P-CBO부실화에 대해서는 정책실패가 뚜렷히 언급되지 않았다. 지난해 7월 감사원이 신용카드대란 특감을 발표할 때는 카드대란이 신용카드사, 감독당국, 소비자의 부적절한 행동의 합작품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부 정책실패로서의 의미는 빠지고 대신 기보의 사전심사 및 사후관리 소홀 , 일부 부도덕한 벤처기업인의 모럴해저드만 부각됐다. 벤처 P―CBO는 정부가 주도했다는 점에서 카드대란보다 더 정책실패의 성격이 짙다. 당시 기보가 오버한 이면에 김대중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2001년 기보를 전격 방문하는 등 청와대가 벤처지원에 매달리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

 게다가 조치도 다르다. 카드대란때는 정책실패로서의 성격을 인정해 정책 및 감독관련부서인 재경부, 금감위, 심지어 규개위까지 솜방망이라도 책임을 물었다. 비록 기관장 문책은 없었다고 해도 기관경고는 내려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근경 전 기보 이사장에 대해 고발조치가 이뤄졌다. 재경부나 당시 국민의 정부 경제정책라인인 진념-이기호씨 등에 대한 정책실패와 관련한 문책문제는 거론되지도 않았다. 실무라인 징계와 관련해서는 카드대란이 훨씬 큰 파괴력을 지니고 있는데도 금융감독원 부원장에 대해 인사조치를 통보하는 선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에는 기보 직원을 17명이나 문책조치할 방침이다.

 맥락이 비슷한 사안에 대한 다른 평가와 조치, 감사원 감사를 신뢰하기 힘들게 하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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