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삼성물산 투기적 선물거래

[기자수첩]삼성물산 투기적 선물거래

이승호 기자
2005.06.28 09:11

[기자수첩]삼성물산 투기적 선물거래

삼성물산의 투기적 선물거래로 인해 삼성의 자존심인 '시스템경영'이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삼성물산 홍콩법인이 선물거래로 인해 8000만 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부규정을 무시한 투기적 거래로 인해 기업의 신뢰도까지 추락했다는 점에서 그 충격이 더 크다.

종합상사들의 선물거래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업종 특성상 각종 원자재 현물거래가 많을 수 밖에 없는 구조여서 국제 원자재 가격 급변동에 따른 리스크 회피 차원에서 선물거래를 해 왔던 것이다.

삼성물산은 내부규정을 통해 선물거래 규모를 현물거래 규모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현물거래에 따른 가격 변동 리스크를 선물거래를 통해 상쇄해 손실을 최소화하자는 원론적인 취지를 따르기 위해서다.

그러나 삼성물산 홍콩지점은 선물거래의 기본 취지를 망각한채 투기적인 선물거래로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겠다는 사심을 가졌고, 결국 지난해 본사 연간 순이익에 버금가는 손실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의 시스템경영과 선물거래 손실 규모를 고려할 때 특정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홍콩법인의 조직적인 묵인 내지는 관여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물거래 특성상 딜러가 결정할 수 있는 한도가 있고, 이 한도를 초과한 거래를 하려면 상급자에게 보고해야 한다"며 "이번 손실 규모를 고려해 볼 때 치프 딜러 또는 회사 경영층의 묵인 하에 거래가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선물거래는 양날의 칼이다. 위험을 피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활용되면 유용한 도구가 되지만 본업과 달리 선물거래를 통해 돈을 벌고자 하면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왜 이같은 사고가 발생했지를 분명하게 밝혀 실수가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진정한 시스템 경영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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