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낙하산 타고 왔습니다"
"낙하산 타고 멀리 왔습니다."
한국철도공사의 이 철 신임 사장은 30일 취임식 후 정부 대전청사 기자실에 들러 다소 `멋쩍은' 인사를 했다. 내정 발표 이후 제기된 `낙하산 인사' `보은 인사' 논란을 의식한 듯했다.
이 사장은 그러나 시종 담담하고, 결연했다. "보은받을 만한 자리도 아닌 데 관심을 가져줘 감사하다"고 말을 이은 그는 공사의 경영정상화를 걱정했다.
철도공사는 누적된 적자에 `유전게이트'까지 겹쳐 중병을 앓는 상태다. 안팎의 시선도 여전히 곱지 못하다. 유전게이트에 대한 여야 특검이 예정돼 있고, 이날 대전청사공무원직장협의회는 정부의 `낙하산 인사'의 시정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유전개발 의혹에 대해 "정당한 합의 없이 진행한 것은 분명 잘못된 행정"이라며 "불명예를 씻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사회적 관심이 쏠린 `낙하산' 여부에 대해서는 답답하다는 표정이었다. "보은을 입은 자리라면 왜 좀 더 편하고 재정적으로 넉넉한 기관이나 공기업으로 가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가장 난제가 많은 곳이기에 몸을 던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총선에서 낙선하면 명예라도 남지만 여기서 실패한다면 모든 게 끝이라는 마음"이라며 "부산 가서 출마하는 심정으로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강조했다.
일단 철도공사 내부는 고무적이다. 정치적 역량을 갖춘 사장의 임명에 실망보다는 그에게 거는 기대감이 크다. 지난 6개월 동안 유전게이트로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정치적 무대로의 복귀를 위한 인기경영과 정책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이 사장이 낙하산 인사 기용에 대한 논란을 종식하기 위해서는 탁월한 업무추진력을 발휘, 국민들에게 인정을 받아야 할 것이다. .
"이곳 아니면 끝"이라는 그의 초발심이 여론이나 청와대에 대한 마음이 아니라 국민들에 대한 보은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