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경제 올인'→'정치 올인'
2005년에는 대규모 선거가 없다. 지난해 총선, 내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2007년 대선 등을 고려할 때 노무현 대통령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해는 올해가 마지막이란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초 분위기는 희망적이었다. 노 대통령은 '동반 성장'을 화두로 '경제 올인'을 천명했다. 실물 경제는 안좋았지만 주가가 뛰었고 경제 주체들의 심리도 개선됐다.
실효성에 의문이 적잖았지만 중소기업 대책, 자영업자 대책, 대기업-중소기업 상생협력 대책 등 굵직굵직한 정책이 스케쥴대로 나왔다.
그러나 한해의 절반을 마친 지점, 임기의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 노 대통령의 관심이 경제에서 다시 멀어지는 듯한 느낌이다.
뜬금없는 연정(聯政) 언급에 이어 한발짝 더 나갔다. 노 대통령은 5일 '한국정치, 정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글에서 권력구조 등에 대한 논의를 공론화하자고 했다.
노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에게 법도 고치고 정부를 통솔해 경제도 살리고 부동산도 잡고 교육과 노사문제도 해결하라고 한다. 이 모두가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비정상적인 정치를 바로 잡아야 국정이 제대로 될 수 있다"고도 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정치 문제 해결이 우선이란 얘기로 들린다. '경제 올인'에서 '정치 올인'으로의 전환이다. 하반기 경제운용 계획을 확정하는 민생경제점검회의에 노 대통령이 참석치 않는 것도 '책임총리제'만으로는 설명이 되질 않는다.
현실 정치속 제도적 모순과 그에따른 폐해가 적잖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왜 한국은행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로 하향 조정한 '오늘' 그 얘기를 해야 하는 지는 의문이다.
급등하는 부동산 가격으로 공허해진 서민들의 마음을, 극심한 경기 침체로 얼어붙은 국민의 마음을 '권력구조 논의'로 달랠 수만 있다면 밤새워라도 하겠지만….
그 논의가 결코 생산적이지 않다는 것을, '빵'을 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칙으로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