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외인, 시각 바꿔 돌아왔다고?
외국인이 열심히 국내 주식을 사고 있다. 이날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10일 연속 매수에 나서며 1조18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하고 있다. 매수종목을 보면삼성전자나 현대차국민은행한국금융지주POSCO등을 주로 사들이며 대형주에 집중했다.
그 덕에 지수는 시나브로 1050선에 도달, IT버블이 나타나기 직전인 2000년 초의 주가 수준으로 올라왔다. 2000년 장중 최고점 1066이 멀지 않았다.
13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6.28포인트 오른 1050.16을 기록했다. 장초 소폭 등락했지만 오후장 차익거래 순매수가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탄력이 커졌다. 50억원 매도우위에서 약 133억원 매수우위로 전환해 200억원도 채 안되는 매수세가 유입된 것에 비하면 놀랄 만한 탄력이다. 웬만한 악재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분위기. 김세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지수 전망의 의미가 별로 없어 보인다"며 상승일관의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소문에 샀지만 뉴스가 나오면..
상승을 전제로 한다면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점은 지금이라도 따라 사야 하느냐 아니면 좀더 싼 가격에서 살 수 있는 기회가 올 수 있는가 여부이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올해 자동차 은행 등이 주도하는 가운데 지수가 1200선까지 오른다는 의견에는 동의한다"며 "그렇지만 옵션만기(14일)와 삼성전자 실적발표(15일)를 앞둔 상황에서 따라살 것을 권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 최근 많이 오른 종목들이 이격도가 상당히 커져 있어 지금 따라가는 것은 위험하다"며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가 높은 만큼 굿 뉴스가 계기가 돼 시장 상승 탄력이 둔화되거나 소폭 조정의 빌미가 될 가능성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파는' 패턴이 나타날 위험을 염두에 두라는 주문이다.
반면 신동준 BIBR인랩스 투자전략 이사는 "옵션만기일을 무사히 지나고 삼성전자 실적 발표가 어닝쇼크만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 주말께 2000년 장중 최고점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 갑자기 시각 바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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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점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외국인의 움직임이다. 이들의 매수를 두고 전문가들은 하반기 국내외 경기 회복 기대와 원/달러 환율 상승, D램 가격 등 IT 관련 가격지표의 개선 등을 주요 이유로 꼽고 있다. 이에 대해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요 미국 펀드들이 들어왔다기 보다 헤지펀드들이 모멘텀 플레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플래시 메모리 가격 등 IT와 철강 관련 가격들이 반전하면서 헤지펀드들이 모멘텀 플레이에 나설 만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그는 "원/달러 환율의 영향도 일부 있지만 그보다는 이들 주식들이 3개월 정도 내수주에 비해 덜 올랐고 이런 하락의 빌미가 됐던 가격 변수들이 개선되면서 매수욕구를 느낀 것으로 생각된다"며 "주요 펀드들이 들어왔다고 보기엔 매수 규모가 하루 1000억원 정도로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먼저 대만 IT주들을 매수한뒤 이번에는 국내 IT주로 눈을 돌려 매수하기 시작했는데, 마침 탄탄한 국내 수급이 뒷받침되면서 그 효과가 배가 됐다. 이 센터장은 "국내 수급이 탄탄한 가운데 외국인이 대형주를 중심으로 사기 시작하면서 상승탄력이 의외로 커졌다"며 "하지만 7월 들어 국내외 금융환경에 큰 변화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 질이 정말 좋아졌다고 확신하기 위해서는 미국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나며 US 펀드들이 국내 시장에서 큰 폭 매수하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며 "지금은 미국 금리 상승세와 1조원을 훌쩍 넘고 있는 미수금 등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번엔 은행·증권 등 금융주
이날 증시에서는국민은행부산은행대구은행외환은행기업은행등 은행주들이 일제 신고가를 경신했다.한국금융지주도 8% 이상 오르며 2만원대를 넘었고, 증권주들이 강세를 보이며대우증권도 7% 가까이 오르며 신고가를 냈다. 키움닷컴증권이 6% 가까이 오르는 등 여타 증권주도 크게 뛰었다.
하반기 기업 수익성 개선이 상승의 기본적인 이유겠지만, 순환매가 금융주로 유입돼 더욱 힘을 얻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최근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제 값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김성노 동부증권 연구원은 KOSPI200 기업 영업이익 증가율은 2분기 24.4%(전년동기비)를 바닥으로 3분기부터 완만히 회복될 전망이지만 분기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보면 개선이 전제되지 않은 기저효과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시점에서 그는 올 하반기 실적개선 국면으로 전환하는 은행업종에 비중확대를 제시한다고 밝혔다. 안정적이고 높은 이익성장을 주가가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판단에서다.
개인 매도 지속
시장에 프로그램 매매를 제외하면 매도세는 개인 밖에 없어 보인다. 개인들은 무려 12거래일 연속 코스피 시장에서 매도에 나섰다. 1000선에서의 이익실현도 일견 있지만 시장에 대한 불신도 그만큼 높아 보인다. 1000선을 넘어섰다고 우르르 따라사지 않는 모습인데, '개인이 매수하면 상승장 막바지'라는 경험에 비춰 또 속지 않겠다는 느낌이 짙다. 한편 이들은 코스닥 시장에서는 230억원 순매수하며 이틀째 샀는데, 공교롭게도 이날 코스닥 지수는 소폭(1.83포인트,0.35%) 하락했다.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는 1374억원 순매도했고 옵션 시장에서는 콜옵션과 풋옵션을 각각 128억원과 11억원 순매도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외국인이 차근월물인 8월물 콜옵션을 주로 매수했고 이를 개인이 받아줬다는 부분이다.(콜옵션 매도)
외국인 매수의 속내야 어떻든 이들이 위쪽을 바라보는 포지션이라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단순히 급등했다고 해서 조정을 기대하기에는 이래저래 그동안 당한 바가 너무 많았다.무서워서 팔지 못하는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