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부동산 정보공개를 보는 눈
부동산 투기를 잡기 위해 ‘올인’하고 있는 국세청의 요즘 내부 분위기는 상당히 고무돼 있다.
“역시 믿을 건 국세청밖에 없다”는 정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최근 요동치던 부동산 가격이 안정세를 띠고 있다는 보도가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지 국세청처럼 실제로 치고 나간 부처가 있느냐”며 “세무조사는 물론 투기적 가수요의 주범인 다주택자의 정보공개를 통해 시장을 압박한 것이 주효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 다른 관계자도 “투기억제에 세무조사만한 것이 없지만 세금만 갖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통계자료 공개로 다른 부처의 공조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측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세청의 다주택자 보유 현황에 대한 자료 공개 이후 건설교통부의 토지 거래 현황, 이해찬 국무총리의 부동산 매매자료에 대한 공개 예고 등이 줄을 이었다. 여기에 행정자치부도 가세해 “전국의 땅부자 1%가 사유지의 절반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의 ‘토지보유 현황’을 발표했다. 행자부는 앞으로도 가구별 토지보유 현황이나 토지보유 변동추이 같은 자료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이 봇물 터진 부동산 정보공개가 국세청 덕분일까. 오히려 대부분의 정부 부처는 국세청의 정보 독점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재경부의 한 고위관계자도 “국세청이 자기들만 정보를 갖고 즐기고 있다”며 정보공유에 소극적인 국세청을 비판한 바 있다.
결국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건수 올리기’에 급급한 각 부처의 소모적인 경쟁보다는 ‘중지를 모으는’ 정보 공유가 더 필요하다. 최근 부동산과 관련된 일련의 정보 공개가 ‘부동산 투기 억제’라는 하나의 순수한 목표 아래 유기적으로 움직여 주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