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자신의 투자시계를 보라"
시장의 상승 탄력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소폭 조정 뒤에는 이내 강한 반등이 따라붙으면서 투자자들에게 쉽사리 매수의 기회를 주지 않고 있다. '호랑이 등'처럼 무서운 상승장에 이미 올라타고 있는 투자자들은 언제 차익을 실현해야 할 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지만, 아직 상승장에 동참하지 못한 투자자들은 수년만에 찾아온 상승장을 손가락만 빨며 지켜보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21일 코스피시장은 조정 하루만에 상승 흐름을 다시 재개했다. 종합주가지수는 가볍게 1080선을 넘어섰다. 외국인의 안정적인 매수세가 뒷받침되는 가운데 전날 줄기세포 관련 주가조작 스캔들이란 복병을 만나 빠져나갔던 개인 매수 자금이 다시 쇄도하면서 상승 탄력을 한층 높이고 있다. 중소형주에 집중됐던 개인 매수세가 대형주로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코스닥 시장도 전날 급락세를 하루만에 벗어나 힘있게 반등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차가 다시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대형주들의 시세 분출이 잇따르면서 시장 분위기를 주도하는 모습이다.
지수의 고공행진이 계속되면서 증권사들마다 하반기 지수 목표치를 상향조정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단기적인 시장 대응에 있어서는 시각차가 있다. 장기적인 시장의 추세에 순응해 잘 가고 있는 대형주에 대한 매수 기회를 엿봐야 한다는 주문이 있는 가 하면, 상대적으로 매수 여력이 있는 개인투자자들의 본격적인 매수에 대비해 중소형주 위주의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들어가야 할 지, 기다려야 할 지 혼란스럽다. 그러나 이런 때일 수록 주변 흐름에 휩쓸리기보다는 자신의 좌표를 다시 한번 재확인하고 그에 맞는 투자 전략을 짜는 것이 필요하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충고하고 있다.
◈ 글로벌증시와 커플링 뚜렷
전날(20일) 폭발적인 거래량과 함께 변동성이 커지면서 단기 조정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개인의 매물소화와 '기다렸던' 조정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우량주에 대한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라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시장은 이를 쉽게 허용하지 않을 태세다.
전날 나스닥 지수가 2001년 6월 이후 4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미국 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식는 듯했던 투자심리에 다시 불을 붙이는 역할을 했다. 최근 국내 증시 상승 뒤에는 풍부한 유동성과 함께 글로벌 증시의 동반 상승이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어 웬만한 내부 악재를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분석이다.
홍춘욱 한화증권 연구원 "미국 증시가 예상밖으로 크게 올랐고 전날 마감 후 발표된 이베이의 실적도 좋았다"며 "시장이 과열권이라는 데는 다들 공감을 하지만 글로벌 증시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겁은 나지만 끌려서 올라가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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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연구원은 "미국 증시도 국내 증시와 마찬가지로 전고점에 대한 부담이 있지만 큰 조정없이가고 있는데 이는 미국 증시 역시 조정 시점이 아직 임박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준다"며 "결국 글로벌 증시의 상승 흐름이 꺾일 때까지는 기호지세로 갈 때까지 갈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국내 증시 여건에 변화가 없는 가운데 해외 여건이 우호적으로 변하면서 국내 증시의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중국 경제는 예상밖의 호조를 보이면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씻어냈다. 중국 경제는 전년 동기 대비 9.5%의 성장률 기록, 예상치인 9.3%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류용석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최근 증시는 나쁜 점을 찾기는 어려운 유일한 악재라면 많이 올랐다는 게 악재다"며 "특히 2분기 중국 성장이 생각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와 중국 불확실성에 대한 부담을 줄인 것이 주목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날 주가 변동 요인이 코스닥 시장에서 발생했지만 큰 영향은 아니라는 결론이 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조정시 대응전략이 관건
증시가 장기적인 상승 추세에 있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는 듯하다. 문제는 속도라는 지적.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큰 그림에는 변함이 없지만 경험적으로 봤을 때 이쯤해서 속도와 이격도를 조절하며 쉬어가는 것이 시장에 긍정적이라고 본다"며 "말하자면 아름다운 조정을 받고 가는 것인데 이대로 계속간다면 휴유증이 심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시장이 흥분해서 움직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최근 일중 지수 변동폭이 10포인트를 왔다갔다 하지만 1000선 이상에서는 그리 큰 것이 아니"다 지적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현 시장은 수급과 펀더멘털 모든 면에서 강세 마인드 갖고 보는 것이 맞다"며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팔아야 하느냐, 보유해야 하느냐 하는 조정시의 태도"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조정은 조정 당시 고통스럽게 다가오지만 돌아서서 보면 올라가는 과정에서 주식을 추가로 매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준다'고 지적했다.
단기 대응 전략에는 전문가들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홍춘욱 한화증권 연구원은 "최근 엔의 초약세로 볼 때 원달러 환율도 함께 상승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수출주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대형주들이 많이 올라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하반기 경기회복이나 업황 개선과 함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반도체, 휴대폰부품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앞으로도 외국인의 기본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지만 현재 매수 여력이 큰 쪽은 개인"이라며 "기관은 프로그램을 통한 중재자 역할을 해나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특히 부동산 시장의 가격 안정과 함께 공격적인 개인 자금들이 증시로 추가 유입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 개인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주들에 관심을 갖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 자신의 투자시계를 보라
굿모닝신한증권의 김학균 연구원은 "증시의 기조 자체는 매우 견조하지만 올라가는 주식을 덥썩덥썩 살 때는 아니라고 본다"며 "상승장을 향유해온 사람들은 고민이 없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따라붙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증시가 다음 고점까지 10% 이상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올해 들어 이미 20% 이상 올랐고 지난 2년간으로 보면 100% 이상 이미 상승했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시장 체질의 변화와 함께 장기 랠리를 펼칠 수도 있지만 당장 필요한 것은 예측 가능한 6개월 혹은 1년내의 전망이기 때문에 막연한 낙관은 당장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은 이어 "때문에 지금은 자신의 투자 시계를 명확히 할 시점이다"며 "길게는 지금의 추세적인 상승 장세가 시작된 지난 2003년 3월이나 짧게는 단기 조정을 지난친 올 5월 초 시장에 참여 못한 사람은 다음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