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기다렸던 매수 기회가 온다

[오늘의 포인트]기다렸던 매수 기회가 온다

이웅 기자
2005.07.22 11:43

[오늘의 포인트]기다렸던 매수 기회가 온다

"지금은 매수의 기회다. 선뜻 손이 안 나가겠지만 그걸 해야 한다"

중국의 기습적인 위안화 절상에 대한 증시 반응은 의외로 담담하다. 위안화 절상 발표 후 첫 거래일인 22일 오전 종합주가지수는 두어 차례 등락을 거듭한 뒤 1070포인트 초반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

국지적인 영향이 없지 않지만 '수혜'와 '피해'가 서로 상쇄되면서 시장 전체의 충격은 크지 않아 보인다. 삼성전자, 현대차, 삼성중공업 등 환율에 민감한 자동차, 수출, 조선주 등의 약세가 두드러진 반면 환율 수혜가 예상되는 한국전력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외환시장에서의 파장도 점차 진정되는 분위기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20원으로 15.5원이나 떨어지는 급락세로 출발했으나 서서히 반등하고 있다. 정부는 적극적인 시장개입 의사를 밝히며 미리 파장을 줄이고 있다. 3년만에 최고폭으로 급등했던 엔/달러 환율도 반등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의 반응도 차분한 편이다. 올 것이 왔지만 충격파의 강도는 예상에 못미친다는 것. 시장에서는 당초 절상폭을 5~10%로 예상했지만 실제 절상폭은 2.1%에 그쳤다. 추가 절상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수출을 비롯해 경제에 미치는 실제적인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외환시장에서의 원화 동반 절상과 증시에서의 수출 모멘텀 약화는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과열권에 진입한 증시에 위안화 절상이 단기적인 조정의 빌미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중장기적인 상승추세를 훼손할 정도의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때문에 위안화 절상이 가져올 조정을 최근 증시가 좀처럼 허락하지 않았던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미 조정에 들어간 개별 종목들 중에서는 투자심리의 악화로 낙폭이 확대될 위험도 있기 때문에 종목 선택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것.

◈ 위안화 충격 제한적이지만 있다

지난 3~4월 조정 국면에서도 위안화 절상에 따른 환율 하락 우려가 확산된 적이 있다. 당시는 증시 전반에 걸쳐 비교적 큰 폭의 조정이 있었다. 종합주가지수는 단기 고점이었던 1022에서 911까지 34거래일 동안 110포인트, 10% 이상 하락했다. 환율 문제는 이밖에도 최근 주요 시기마다 상승 국면으로 조정 국면으로 돌려세우는 변수로 등장해왔다.

그러나 지금은 지난 3~4월과 처한 환경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환율 문제로 인해 받는 충격도 다르다는 것. 당시는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약했었지만 지금은 미국 경기 호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 결정은 이로 인한 대미수출 감소분을 신규 수요 창출로 충분히 상쇄가 가능하다고 판단할 만큼 중국이 미국 경기회복에 자신을 갖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7월 이후 국내 증시의 상승을 견인한 주 요인 중 하나가 환율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증시 영향이 없을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절상폭이 미미해 수출이나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겠지만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한 증시의 모멘텀 약화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지난 상반기 수준으로 회귀함으로써 수출 기업들의 하반기 이익 기대치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원화의 경우 그동안의 상대적인 절상폭이 커 다른 아시아 통화들에 비해 충격파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는 시각이 있지만 중국의 페그제(고정환율제도) 포기로 인한 변수들이 많아 환율 문제를 간단히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밝혔다. 위안화 절상 직후 재경부의 적극적인 외환시장 개입 선언도 이 같은 상황을 반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추가절상 안심해도 좋나

위안화의 절상폭이 당초 예상을 크게 밑돌면서 수출이나 경제에 미치는 실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 중국이 이후 추가 절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은 21일(현지시간) 중국의 위안화 절상에 대해 "중국이 사람들이 원했던 방식으로 첫걸음을 뗀 것"이라며 "중국이 세계 무역시장에 참여가 늘어남에 따라 추가적인 위안화의 조정(절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증권사인 리먼브러더스는 이날 "중국의 페그제 폐지에 대한 영향력이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강력할 것"이라며 "연내 위안화가 달러당 7.9위안까지 절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는 미국 정부와 일부 금융권의 바램일 뿐 실제 중국의 입장을 대변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미국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경제금융신문인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전격적으로 위안화 절상을 단행했지만 그 효과는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며 "중국이 위안화 차기의 추가 상승을 허용한다고 밝히긴 했지만 아직도 사회 안정과 고용 확대를 위해 열심히 페달을 밟아야 하는 중국 입장에서 그럴만한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추가적인 위안화 절상은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홍춘욱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은 추가적인 절상보다는 완만한 환율 변동폭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며 "미미한 절상폭을 감안하더라도 본격적인 절상의 의지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중국이 고정환율제도(페그제)를 폐지하는 대신 도입한다고 선언한 관리변동환율제도 역시 사실상 고정환율제도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중국보다 10년 이상 관리변동환율제도를 도입한 인도와 싱가포르의 경우 환율 변동폭이 0.3%와 1.1%로 미미하다는 것. 금융시장 환경이 이들 나라에 비해 낙후한 중국은 더욱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중국이 이번에 환율변동폭을 0.3%로 제시한 것도 새삼스런 게 아니며 10년전부터 고수해왔던 것이란 설명이다.

홍 팀장은 "외환시장도 충격에서 벗어나 진정을 찾아가는 분위기인데 당분간 충격이 지속되겠지만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위안화 절상 자체는 원화 가치의 동반 절상을 가져와 악재지만 절상폭이 워낙 작았기 때문에 재료 노출이라는 측면에서의 호재의 의미가 더 강하게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

시장의 평균적인 시각은 위안화 절상이 시장의 하반기 상승 추세를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란 쪽에 모아지고 있다. 또한 시장이 위안화 절상의 충격을 예상보다 수월하게 받아넘기고 있는 것은 시장의 여건이 그만큼 견조하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이 굉장히 잘 버티고 있다. 위안화 절상을 악재로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않다. 예전 같으면 많이 빠졌을 것이다. 이는 절상폭이 미미해 시장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공감대가 형성된 데다 그보다 지금의 시장의 여건이 그만큼 견조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또한 그동안 증시를 억눌렀던 환율 관련 불확실성이 줄어들었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센터장은 "시장에 단기적인 조정을 주겠지만 다음주부터는 영향권에서 벗어날 것으로 본다"며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조정이 올 때 반등을 예비한 저가매수 전략을 취하는 것이 유효할 것으로 본다. 지금 상황에서 선뜻 손이 나가지 않겠지만 그걸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류 연구원은 "남은 문제는 오히려 국내 금리라고 할 수 있다. 국내 금리 인상이 본격화될 때까지는 증시의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위안화 절상은 말 그대로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 2~3일 전부터 여러가지의 조정 신호들이 출현하고 있다. 조정의 폭은 1040~1050 정도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류 연구원은 이어 "수출주의 경우 환율 변동을 살피며 매수 시점을 늦출 필요가 있으며 부분적인 이익실현도 가능할 것이다. 코스닥 시장의 개별종목들의 경우 이미 1주일 전부터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위안화 절상이 투자심리를 악화시킬 경우 추가 하락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중소형주 특히 부품업체들에 접근할 경우 주의해야 한다. 시장은 여전히 대형주 중심이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홍 팀장은 "달러가 기조적으로 강세로 가고 있는 마당에 위안화 절상폭이 의외로 작았다는 사실은 달러 강세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며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심리적인 충격에서 오는 것 이상이 아니기 때문에 수출 관련주 등의 주가가 하락할 경우 적극적인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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