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솔본의 돈잔치

[기자수첩]솔본의 돈잔치

이학렬 기자
2005.07.26 08:35

[기자수첩]솔본의 돈잔치

코스닥 옛 대장주인 솔본(옛 새롬기술)이 25일 감자를 마무리하고 거래를 재개했다. 3600만주가 넘는 유통주식은 2600만여주로 줄었고 유통주식이 부담된다는 회사측의 주장대로 솔본의 주가는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솔본은 지난 3월에 이사회를 열어 25%의 유상감자를 결정했고, 지난 5월에 열린 임시주총에서 이를 승인했다. 감자를 통해 900만주 가까운 주식이 유상소각되고 주당 5300원이 주주들에게 지급될 예정이다. 솔본측은 사내유보자금의 주주환원의 일환으로 유상감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솔본이 이번 유상감자를 통해 주주들에게 지급하는 유상소각대금은 총 473억원. 솔본은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1999년 이후로 2003년 24억여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 외에는 이익을 내지 못했다. 영업이익도 낸 적이 없어 유보금은 영업활동의 결과가 아니다. 솔본의 유상소각대금으로 쓰이는 사내유보자금은 1999년과 2000년에 걸친 공모자금이다.

2000년에 액면가 500원짜리 주식을 7만 7900원을 주고 산 투자자 중에서 이번 유상감자를 통해 투자자금을 되돌려 받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불행하게도 대부분은 코스닥 버블과 자신의 불운을 원망하면서 증시에서 퇴출됐을 것이다.

결국 감자기준일인 지난 2일까지 솔본 주식을 산 투자자와 2002년에 경영권을 장악한 현재 최대주주들이 유상감자의 혜택을 받았다. 5년전에 공모에 참여했던 투자자들의 돈으로 지금 주주들이 잔치를 벌이고 있는 셈이다.

솔본은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 현금성 자산이 많은 기업 중에 속한다. 1분기 사업보고서의 재무제표를 보면 장기매도가능증권까지 합해 800억원에 가까운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새롬기술이 잘되기를 바라고 모아준 돈은 3700억원이나 됐다. 5년여만에 3000억원 가까운 돈이 없어진 것이다.

기업이 투자자에게 자금을 모으는 것은 사업을 잘 해서 배당과 주가상승에 따른 자본차익을 되돌려 주겠다고 약속하는 것이다. 피땀흘려 번 돈을 쏟아부었던 '새롬동우회' 회원들은 솔본이 벌이는 돈잔치를 곱지 않은 눈으로 바라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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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렬 사회부장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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