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푸조 407HDi-체력좋은 '프렌치 캣'

[시승기]푸조 407HDi-체력좋은 '프렌치 캣'

박준식 기자
2005.08.29 16:28

요즘 아침신문을 받아들면 연일 유가 관련 뉴스를 보게 된다. 치솟는 유가로 인한 경제동향은 이제 일상이 돼 버린 느낌이다. 에너지 관련 산업이 앞으로 10년간 경제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새삼 피부에 와닿는다.

친환경 에너지 기술은 아직까지 상용화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의 가까운 미래 화두는 하이브리드 기술이다. 얼마전 토요타가 하이브리드 차량을 내년 8월 이후 국내에 들여오겠다고 공언하자 국내 업계는 이에 대응키 위한 전략을 짜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그러나 최근 일부 주유소에서 리터당 1600원을 돌파한 휘발유 가격은 '급한불'이다. 하이브리드는 아직 먼발치에 있고 비싼 차값은 대중화를 어렵게 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정부의 지원이 요원해 보이기 때문이다.

딴소리가 길었지만 이런 상황에서 프랑스 국민차 푸조의 행보가 눈에 띈다. 푸조의 공식 수입 판매원인 한불모터스는 지난 한달동안 푸조 디젤 세단 '407 HDi'을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유류비 무상지원 프로모션'을 실시했다.

국내에는 유일한 수입 디젤 세단인 '407 HDi'를 를 구매한 고객들에게 출고일로부터 1년 동안 최장 주행거리 5만㎞까지 유류비를 지원하는 이벤트였다.

1년간 최장 5만㎞를 주행할 경우, 최고 약 340만원(1ℓ당 1000원 기준)의 혜택을 얻는 셈이다. 물론 차값(4850만원)이 비싸 얼마되지 않는 금액일 수 있지만 구매요인이 되기에 충분했다. 수입차 구매의향자 중 유지비가 경제적이기를 원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407HDi'는 뛰어난 연비 효율성으로 ℓ당 약 15㎞(자동변속 기준) 주행이 가능하다. 66ℓ의 연료 탱크에 경유를 가득 채우면 1030㎞를 달릴 수 있다. 서울-부산을 왕복할 수 있는 수준이다. 수동변속 모델의 경우 연비가 ℓ당 16.9㎞에 달해 정속 주행으로 최고 1250㎞까지 주파할 수 있다.

실제로 '407HDi'는 지난 5월 출시 이후 월평균 40~50대씩 총 136대가 판매되는 등 호조세다. 회사측은 구매층이 주로 푸조의 디자인을 좋아하거나, 예술가 등의 전문직 종사자, 수입차 구매자 중에서도 나름대로 합리적인 소비를 좋아하는 사람, 장거리 운전자가 많이 찾는 걸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시승해보니 차에 올라타기전 근사한 외관이 돋보였다. 뒷부분의 쿠페형 디자인은 육중하면서도 날렵한 모습이었다. 핸들을 잡고 엑셀을 건드리자 웅크렸던 고양이가 튀어나가듯 움직였다. 디젤의 힘은 저속에서 온몸으로 느껴졌다.

HDi는 고압 직분사방식의 약자로 푸조의 디젤엔진 기술을 의미한다. 속력을 올릴 수록 디젤엔진 특유의 소음이 잠잠해졌다. 시속 180㎞까지 그야말로 폭발하듯 치고 나갔다. 한산한 도로변에서 달리던 몇몇 차들은 황당해할 만도 했다. 그들의 운전을 방해치 않고 뒷편의 낌새를 느끼기도 전에 순식간에 앞지를 수 있었다.

국내 3000cc급 차량이 뒤질세라 잠시 쫓아왔지만 이내 포기한 듯 했다. 디젤의 힘은 고속에서도 흥미로운 수준이었다. 엑셀을 끝까지 밟자 바늘이 레드존에 진입하며 토크의 힘이 느껴졌다. 물론 스포츠카만큼은 아니지만 힘 좋은 '물건'이었다. 이후 속도는 법에 저촉될 수 있으므로...

프랑스의 국민차로 국내에서 차값이 다소 비싸게 책정된 것은 불만이지만 어쨌거나 몇몇 고급 수입차 브랜드에만 묶여있던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채워줄 모델이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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