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방안(로드맵)의 가닥을 빨리 잡는 게 노사 당사자는 물론 사회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지난 7일 오후 과천 정부청사 제2브리핑룸. 김대환 노동부 장관은 아무런 조건 없이 노사정 대화를 재개할 것을 노동계에 제의했다.
김 장관은 "가급적 추석연휴 이전인 다음주 노사정 대표자들이 만나서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어나가자"고 구체적인 시간표까지 제시했다.
김 장관의 대화 제의는 꼬일대로 꼬인 '노-정'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화해 제스처로 받아들여진다. 로드맵 논의를 계기로 현재의 경색국면을 풀어보려는 주무장관의 호소이기도 하다.
평소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해온 김 장관은 "신선한 바람이 불 때가 대화를 하기에 좋은 계절"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노동계를 달래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김 장관의 호소는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에 불과했다. 노동계가 "김 장관의 퇴진 없이 대화는 없다"는 '예견된' 주장을 펼친 것이다.
노동계는 지난달 24일에도 ILO 아시아태평양 한국총회가 무산될 위기를 막으려는 김 장관의 대화 제의를 거부했다. 보름새 2차례나 경색된 노-정관계의 물꼬를 틀 기회를 박차버린 셈이다.
"반노동적인 정책을 펴온 김 장관은 대화파트너가 될 수 없다"는 게 노동계의 확고한 원칙인 듯하다. 그러나 언제까지 노동계가 `고집불통'식 행보를 지속할지 지켜보는 우리는 답답하기만 하다.
노-정 및 노-사관계의 속성상 대립적 측면이 크지만 서로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최선이 아닌 차선을 찾는 게 협상의 기본이다. 상대방의 존재조차 인정하지 않고 퇴로를 스스로 닫아버리는 것은 노동계에 결코 득이 될 수 없다.
노동계 내부에서도 "너무 멀리 가버려 돌아가기가 힘들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제는 노-정 양자가 만나야 할 때다. 허송세월 하기에는 쌓인 현안이 너무 많다. 어긋난 원칙은 과감히 바꿀 수 있는 게 지혜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