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 개인투자자인 개미와 기업의 최고경영자인 CEO, 그리고 한 나라의 최고권력자인 대통령은 닮은 점이 적지 않다.
물론 역할이나 영향력 등에서는 비교하는 것 자체가 터무니없을 정도로 엄청난 차이가 있다. 하지만 불확실한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고, 그 결과에 따라 평가를 받는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개미의 성공은 윤택한 가계로 이어지고, CEO의 성공은 지속적인 기업성장으로 연결되며, 대통령의 성공은 부국강병의 초석이 된다.
하지만 개미와 CEO 및 대통령의 실패는 각각 가계의 파산과 기업의 부도 및 국가 주권의 상실이란 비극을 가져온다. 개미의 실패는 자신과 친인척 몇몇에게 피해를 주지만 CEO의 실패는 임직원의 일자리 상실과 관계회사의 연쇄도산으로 이어진다. 대통령의 실패는 국민 전체의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그 어느것보다 심각하다. 개미와 CEO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대통령의 성공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개미의 투자 성패는 ‘유망종목’을 골라내는데 달려 있다. 지수가 올라도 내가 산 종목이 떨어지면 상대적 빈곤감에 시달린다. ‘이 종목이 아니라 저 종목을 샀어야 한다’며 머리를 쥐어 뜯으며 후회를 한다. 반면 지수가 떨어질 때도 오르는 종목을 골라 산 사람은 더할 나위없는 행복감을 누릴 수 있다.
CEO의 성공여부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블루오션’을 찾느냐에 있다. 기업의 평균 수명은 30년도 안된다. 1950년대에 포춘 500대 기업에 속했던 기업의 상당수가 이름도 없이 사라졌다. 삼성전자가 창립 36년만에 세계적 기업으로 우뚝 솟은 반면 30대 재벌 중에 절반 이상은 없어졌다.
대통령의 평가는 전국 방방곡곡에 숨어 있는 ‘인재’를 얼마나 많이 발굴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실타래처럼 얽힌 갈등관계를 풀어내고 온 국민의 에너지를 한 곳으로 결집시켜 한차원 높은 미래를 창출하려면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불행하게도 개미와 CEO와 대통령은 사람이기 때문에 가끔 화(Anger)와 공포(Fear), 그리고 탐욕(Greed) 같은 감정에 휩싸여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일을 그르친 뒤 후회하는 일이 적지 않다.
평상시에는 냉철하고 불편부당한 사람이더라도 주가가 급락하거나 여러기업이 연쇄적으로 쓰러지는 등의 위기상황에서는 공포 탓으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주가가 급등하거나 경기가 장기호황에 있을 때는 더 많이 벌겠다는 욕심으로 물밑에서 커지고 있는 위험 요소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 화를 다스리지 못해 일을 그르치는 사람도 수없이 많다. 술먹고 잠든 사이 부하에게 죽임을 당한 장비가 대표적이다. 관우가 죽은 뒤 부하의 사소한 잘못을 중벌로 다스림으로써 비극을 불렀다.
화와 공포, 그리고 탐욕을 잘 다스리려면 강한 절제와 풍부한 상상력을 품을 수 있는 큰 그릇이 필요하다. 그것은 상대방의 처지를 생각하는 도량의 크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간디는 기차를 타면서 실수로 슬리퍼 한짝을 떨어뜨린 뒤 기차가 출발하자 나머지 한짝도 벗어 던졌다고 한다. “짝을 잃은 슬리퍼를 갖고 있어야 소용없지만 한짝을 주운 사람에게는 다른 한쪽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면서 말이다. 간디의 도량으로 개미와 CEO 및 대통령이 성공하기를 기원한다.